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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읽어보세요 - 장인-현대 문명이 읽어버린 생각하는 손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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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읽어보세요 - 장인-현대 문명이 읽어버린 생각하는 손 外

입력
2010.08.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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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공 넘나들며 장인의 모습 세밀하게 분석

장인-현대 문명이 읽어버린 생각하는 손 / 리처드 세넷 지음

장인의식(craftsmanship)은 산업사회의 도래와 더불어 시들어버린 '옛 노래'로 치부되곤 한다. 노동사회학 분야 권위자인 세넷은 이를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한다. 장인의식, 즉 "일 자체를 위해 일을 잘 해내려는 욕망"을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로 파악하는 그는 고대의 도공에서 중세 석공, 근대 노동자,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인 리눅스의 프로그래머들에 이르기까지 일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독특한 시각에서 세밀하게 분석한다.

1부에서는 동기의 약화 등 현대의 장인이 바로 서기 어려운 이유와 함께 역사상 장인이 밟아온 길을 일터와 도구, 의식의 세 갈래로 훑어본다. 2부는 장인이 기능을 습득하는 과정을 손과 머리의 긴밀한 관계에 주목해 분석하고, 3부에선 장인의식과 그에 필요한 능력을 살펴본다.

저자는 이 책을 물질문화를 다루는 3부작 중 첫 책으로 썼다. 다소 어렵지만 역사와 철학, 사회, 심리를 종횡무진하며 흥미롭게 풀어낸 글에서 그 자신 장인의 솜씨가 느껴진다. 21세기북스ㆍ496쪽ㆍ2만5,000원.

■ "中, 美의 가치와 제도를 서서히 잠식" 예견

중국과 미국의 헤게모니 전쟁/ 에이먼 핑글턴 지음

1950~60년대 마오쩌둥이 미국을 '종이호랑이'라고 부를 때 미국인들은 이를 공산주의자 특유의 허풍으로 치부했다. 그러나 현재의 경제지표로 볼 때 중국은 형세를 역전시켰다. 1950~60년대 최대 무역흑자국이 미국이었다면 지금은 그 자리를 중국이 차지했다.

이 책은 포브스 편집장 출신 경제 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경제적 측면에서 미국과 중국의 파워 게임을 다룬다. 그는 "미국의 경제정책가들이 현장에 가보지도 않고 유교에 바탕을 둔 자본주의의 도전을 과소평가하고 이에 대한 효과적인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우려한다.

저자는 권위주의적인 정치체제 하에 이뤄진 중국의 경제발전에 주목한 뒤, 중국인들의 생활수준이 향상될수록 중국 정부의 권위주의가 약화될 것이라는 미국의 기대는 어긋날 것이라고 본다. 또 세계무역 측면에서 중국 방식이 미국 방식보다 결과적으로 우세했다며 결국 중국이 미국의 가치와 제도를 서서히 잠식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그는 '역(逆)수렴'이라는 개념으로 이를 설명한다. 이양호 옮김. 에코리브르ㆍ296쪽ㆍ2만1,000원.

■ 풍뎅이 등짝·백합 씨앗 등서 발견한 디자인

꼴, 좋다!_자연에서 배우는 디자인 / 박종서 지음

청어 가시에서 구조의 디자인을 발견하고, 마디 별로 따로 움직이는 게 다리에서 굴삭기의 미래를 점쳐본다. 현대자동차 디자인연구소 부사장을 지낸 박종서 국민대 교수는 "몇십년 동안 자동차를 디자인했지만, 위대한 자연의 디자인 앞에서는 점점 초라해진다"고 말한다. 인간이 만든 어떤 혁신적인 구조물도 알고보면 이미 자연 속에 존재하고 있는 디자인이라는 것이다.

그는 40여 편의 짤막한 에세이를 모은 이 책을 통해 풍뎅이 등짝, 소금쟁이 발자국, 백합 씨앗, 달개비꽃 등 우리 주위의 자연이 지니고 있는 놀라운 디자인 감각들을 일깨운다. 영국의 유명 식물원인 에덴 프로젝트를 덮고 있는 투명 구조물과 곤충의 겹눈 구조를 연결시키고, 갈대를 끼워 만든 조그마한 배를 통해 이 시대 모든 선박 디자인의 핵심을 짚어낸다. 물결따라 너울대는 가오리의 모습과 나사(NASA)가 개발 중인 형태 변형 비행기의 사진을 나란히 놓고 비교한다. 풍성하게 실린 사진들로 눈이 즐겁다. 디자인하우스ㆍ 280쪽ㆍ1만5,000원.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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