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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시각] 장애인등록 엄격 관리로 실질 혜택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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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시각] 장애인등록 엄격 관리로 실질 혜택 확대해야

입력
2010.08.0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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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허위장애인 212명을 적발하여 불구속입건하고 이들에게 위조 진단서를 발급해 준 종합병원 사무장을 구속했다. 2009년 감사원이 운전면허를 취득한 시각장애인 60명을 대상으로 재진단을 실시한 결과, 23명이 장애등급이 나오지 않는 등의 이유로 장애등록을 자진 취소했고, 8명은 하향 조정된 장애진단을 받는 등 장애진단에 오류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장애인복지의 첫 단계로 장애여부와 장애상태를 판정하는 장애등록제도는 매우 중요하다. 장애당사자에게는 장애인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되는 것이고, 전체적으로는 장애인구 규모와 유형·정도·연령별 세부 자료 산출이 가능하여 장애인복지정책의 방향과 예산 책정의 중요한 기초로 활용될 수 있다. 이렇듯 중요한 장애등록제도가 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일까?

첫째, 장애등록절차가 체계적이지 않다. 현행 제도로는 일선 의료기관의 관련 의사 1명이 발행하는 장애진단서를 첨부하면 해당지역 읍면동사무소에서 장애인등록이 가능하다. 그러한 진단서의 진위나 타당성 여부를 읍면동 공무원들이 가려내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절차상의 허점을 이용하여 허위로 장애등록을 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둘째, 일선 의료기관의 장애진단오류를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그간 부족하였다. 일선 의료기관의 장애진단을 재심사하는 장애등급심사 위탁기관인 국민연금공단 장애심사센터 자료(2009.12.)에 따르면, 총 10만3,957건의 심사 중 등급이 하향 조정된 경우가 3만7,311건으로 35.9%의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많은 수는 의료기관에서 시행한 X-ray와 같은 검사결과와 장애진단서상의 장애등급이 일치하지 않는 사례로 분석되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년부터 정부는 1-3급 장애등록 신청자, 장애인연금 신청자 등에 대하여 일선 의료기관의 장애진단을 전문심사기관에서 다시 한 번 관련 전문의사가 재검토하는 장애등급재심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 제도의 취지는 정확한 판정을 통하여 장애판정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지원이 꼭 필요한 장애인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적정하게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이 제도가 제대로 운영된다면 장애등록제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사라지고 신뢰성이 제고되어 장애인복지제도에 대한 국민적 지지 확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아울러 엄격한 장애등록제도의 개편과 함께 장애인연금 대상자와 급여액 인상, 장애인장기요양제도의 도입과 같은 복지 서비스의 확대가 함께 이루어져야 장애인 당사자들의 반발도 줄어들고 제도 개편의 취지를 살릴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장애인의 육체적인 능력 또는 정신적인 능력 여부에 따라 15개의 유형별로 장애등급을 판단한다. 아무리 경증장애인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이 가진 장애와 사회적·환경적 요인 때문에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장애판정시 의학적 요인 외에 여러 환경적인 요인들을 반영하여 장애정도에 따른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장애인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만, 이러한 방식으로의 변화는 전국적으로 전문기관망의 구축과 같은 장애인복지 전달체계의 획기적 개편과, 판정에 따라 제공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의 개발·도입 등 많은 현실적인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당장 시행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당분간 장애등급심사를 통하여 한정된 사회적 자원을 가지고 보다 많은 자격있는 장애인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되, 자칫 실질적인 복지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장애인들이 불이익을 당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용흥 한국장애인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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