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 한국에서 프로기사 생활을 했던 대만의 천스위엔 8단(25)과 장정핑 2단(29)이 12월 5일 타이페이에서 화촉을 밝힌다. 대만 프로기사 1호 커플로 기록될 이들의 결혼식 주례는 옹밍시엔 대만기원 이사장이 맡는다.
이들은 어린 시절 한국으로 바둑 유학을 왔다가 한국에서 입단, 한동안 한국기원 소속기사로 활약했기 때문에 국내 바둑팬들에게도 제법 이름이 알려진 인물이다. 신랑 신부 모두 한국의 권갑룡바둑도장 출신으로 장정핑은 1998년 10월, 천스위엔은 2000년 12월에 각각 입단대회를 통과했다. 이들은 병역문제와 개인사정 등으로 모국으로 돌아갔다가 눌러 앉아 올 1월 한국기원에 정식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같은 한국 유학생 출신이라는 인연으로 평소 누나 동생으로 친하게 지냈던 두 사람이 본격적으로 가까워지게 된 건 지난해 10월에 열린 대만의 아시안게임 선발전 때부터라고 한다. 당시 장정핑이 초반에 내리 세 판을 지고 괴로워하자 천스위엔이 다가가 따뜻하게 위로의 말을 건넸고, 이를 계기로 급속도로 친해져 급기야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는 것. 둘 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대만 대표로 출전한다.
천스위엔은 귀국 후 2005년 중환배와 동강배, 2006년 국수전과 CMC배 TV속기전, 2007년 천원전을 우승하며 대만의 정상급 기사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에는 4관왕으로 대만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기왕 왕좌 애심배 등 3개 타이틀을 보유 중이다. 한편 일본의 정상급 기사 왕리청이 외삼촌인 장정핑은 한국에서 공부한 경험을 살려 2002년부터 대만에서 바둑도장을 운영해 성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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