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 방안을 놓고 고착상태에 빠진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의 물꼬를 트기 위해 주요 투자자(전략투자자+재무투자자)가 제시한 중재안이 또다시 결렬됐다.
6일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시행자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드림허브PFV)에 따르면 삼성건설 등 시공사(건설투자자)들은 민간최대 출자사 3곳(롯데관광개발, KB자산운용, 푸르덴셜)이 제시한 중재안에 대해 “자금조달은 사업협약 및 주주간 협약 등에 따라 주주사별 지분 비율에 따라 책임을 분담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17개 건설투사자에 대해서만 지급보증을 요구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통보했다.
지난해 말 발행한 8,500억원의 자산유동화증권(ABS)에 대한 이자납기일인 다음달 17일까지 투자사간 마지막 조율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남아있긴 하지만, 지급보증에 반대하는 시공사들 입장에 변화가 없을 경우 계약해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비해 코레일은 출자사 중재안에 대해 법규에 위배되는 일부 사안 외에는 많은 경영상 부담에도 불구하고 대승적으로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코레일은 “채권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우선 2007년부터 2012년까지의 토지대금 및 분납이자를 담보로 제공하는 데 동의하며 유상증자도 지분율 만큼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양보할 수 있는 부분은 모두 양보했으나 시공사측이 한 발짝도 양보하지 않은 것은 사업 진행 의사가 없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입장변화가 없으면 이미 고지한대로 오는 20일 이후 계약해지 절차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측은 “사업을 포기한다는 의미는 아니며 공식적인 채권단 디폴트 선언일인 9월17일까지는 돌파구를 찾을 수 있도록 협의를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드림허브PFV 출자사 가운데 민간 최대 출자사인 롯데관광개발과 KB자산운용, 푸르덴셜 등은 지난달 21일 ▦시공사 지급보증 규모를 2조원에서 9,500억원으로 줄이고 ▦출자사 지분 별로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위해 코레일이 토지대금(1조8,000여억원)에 담보를 제공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 중재안을 제안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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