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이장을 지낸 칠순 할아버지가 1억원 상당의 토지를 기부한 덕분에 강원 원주 시골마을의 주민들이 새로운 마을회관을 갖게 됐다.
원주시 흥업면 대안2리의 전 이장 한만준(73ㆍ사진)씨는 지난 2월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대안2리 1,013번지 토지 659.9㎡(200평)를 마을회관 부지로 써달라며 동네에 기부했다. 토지의 실거래가는 무려 1억원.
당시 이 마을은 회관 신축 계획을 세웠지만, 막대한 부지 매입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사업이 중단된 상태였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한씨는 수 차례 가족회의를 열고, 아내와 자녀를 설득한 끝에 토지명의를 마을로 이전했다. 한씨는“2003년부터 5년간 이장을 맡으면서도 마을회관이 낡고 비좁아 주민들을 제대로 모시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었다”며 “마을을 위해 헌신한다는 생각으로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한씨가 땅을 기부하자 마을회관 건립에 속도가 붙었다. 주민들은 4,000만원의 성금을 모금했고, 원주시가 지원한 2억원의 보조금이 더해져 지난 2월 착공에 들어가 6일 준공식을 가졌다. 주민들은 준공식이 열린 이날 회관 주변에 한 전 이장의 남다른 마을 사랑을 알리기 위해 ‘송덕비(頌德碑)’를 세웠다. 지상철 마을회관 건립 추진위원장은 “전 이장님 덕분에 넓고 쾌적한 공간에서 마을의 현안을 의논할 수 있게 됐다”며 “어르신이 실천한 나눔의 정신을 널리 기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원주=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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