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스피드에 걸맞은 엄청난 굉음뿐 아니라 시원하게 흩어지는 무지개 빛깔의 포말이 물 위 멋진 장관을 연출한다. 여름이면 더욱 더 짜릿함을 연출하는 다. 땅위의 ‘스피드의 제왕’ 포뮬러 원(F1)에 비해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파워보트의 세계도 상상을 초월하는 초스피드와 물안개의 향연으로 주목 받고 있다. ‘물 위 스피드킹’에 도전하는 기종들도 각양각색이라 다양한 매력이 숨어있다. 파워보트의 종류와 매력에 대해서 살펴본다.
최대속도 400km, 최대마력 1800
지면 위에서 가장 빠른 F1의 경우 최대속도 350km, 마력 750이다. 하지만 F1의 엔진을 달고 수면을 가르는 파워보트는 최대속도 400km, 마력 1,800까지 달한다. 지면이 아니라 수면에서 300km 이상을 질주하는 그 자체로만 짜릿함을 선사한다.
파워보트는 급에 따라서 가격과 속도 차가 천양지차다. ‘귀족스포츠’ 클래스(Class)1과 P1 밑으로 F1H2O, K-450, OSY-400, 수상오토바이 등이 있다. 클래스1은 파워보트 중 최고의 스피드를 자랑한다. 엔진을 포함한 선체가 30억원에 달하고 튜닝까지 더한다면 가격만 40억원을 호가한다. 배기량은 4,000cc 이상이고, 최대마력이 1,800에 달해 ‘물 위 스피드의 제왕’으로 불린다. 가격이 비싸서 유럽과 아랍의 왕자 등 소수들만이 클래스1 투어를 즐기고 있다. 클래스1보다 한 단계 아래의 P1도 배 값만 20억원이 넘는다. 클래스1과 P1 챔피언십의 경우 일직선 레이스로 승부를 가리는 속도의 향연이다.
클래스1과 P1을 제외하고 파워보트의 최고봉인 F1H2O는 대중적이다. F1H2도 최대속도 270km에 이르고 7, 8개의 코너를 돌며 레이스를 펼친다. 파워보트 대회 중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F1H2 투어’는 중동과 유럽, 중국 등지에서 연 8차례 정도 열린다. 그 외 한국에서도 인기를 모으고 있는 K-450, OSY-400(국제모터보트연맹 공인 경기정), 수상오토바이 등도 물 위 스피드를 즐기기에 제격인 스포츠다.
세계 20명 드라이버만이 ‘F1H20 투어’ 참가
시속 200km 이상을 달리는 고속정인’F1H20’의 드라이버는 아무나 될 수 없다. 파일럿처럼 전문훈련과정을 통과해야만 F1H2O 드라이버가 될 수 있다. 잠수와 다이빙, 생존체험, 인명구조훈련은 기본이고 시뮬레이션 교육까지 마쳐야만 라이센스를 취득할 수 있다. ‘F1H20 투어’에는 올해 단 20명이 참가하고 있다. 자동차 F1처럼 소수만이 ‘세기의 물 위 스피드’를 즐길 수 있는 셈이다.
한국에서 F1H2O를 경험한 선수는 단 한 명. 정용진(국민체육진흥공단 경주사업본부)은 국내에서 2대 밖에 없는 F2H2O을 타봤다. 그는 국제모터보트대회를 할 경우 F1H2O의 시범 레이스를 펼칠 뿐 아직까지 세계대회에 참가한 적은 없다. 세계무대에 꼭 서고 싶다는 정용진은 “F1H2O 1대에 필요한 팀원 수가 드라이버와 정비, 관리팀을 포함한 8명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고 투어 참가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개인자격으로 참가하기가 힘들다”라고 설명했다.
물결이 출렁이는 수면에서 초고속으로 레이스를 펼치는 까닭에 사고 위험이 높다. 대회 중 보트가 충돌해 산산조각이 나는 아찔한 장면도 종종 연출된다. 하지만 조종석의 비상 탈출 장치가 완전하게 갖춰졌기 때문에 인명 사고의 위험은 극히 낮다. 공민 한국파워보트연맹 실장은 “여름에 파워보트만큼 무더위를 날려버리게 만드는 종목이 없을 것이다. F1과 달리 굉음뿐 아니라 물살을 가르면서 퍼지는 무지개색 물안개는 보는 이의 가슴까지 시원하게 만들어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8일 인천 월미도 앞바다에서는 10개국 50여명이 참가하는 인천 국제모터보트대회가 열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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