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차량을 몰다 3명을 사망케 해 법원으로부터 살인죄를 선고 받았던 중국계 미국인 이콰펑(32)씨가 2년여 복역 끝에 무죄로 풀려났다(본보 3월 4일자 16면). ‘도요타 리콜 사태’이후 관련 차 사고에 대해 운전자의 의도나 실수가 아닌 도요타 차량 결함 가능성을 인정한 것으로 향후 제기된 유사 재판에 중요한 판례가 될 전망이다.
6일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네소타주 법원은 5일 이씨의 혐의에 대해 새로운 재판으로 다시 심리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담당 검사는 법원 결정 취지를 인정, 기소하지 않겠다고 밝혀 이씨의 무죄가 확정됐다. 석방된 이씨는 “희생자 유가족들이 의도적인 사고가 아니었음을 알아주길 바라며, 그들의 용서를 빈다”고 말했다.
이씨는 2006년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시에서 1996년식 캠리를 운전하다 서 있던 차량 2대를 추돌하고, 행인 1명을 치었다. 이 사고로 총 3명이 사망하고 2명이 크게 다쳤다. 재판에서 이씨는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항변했으나, 법원은 살인죄를 인정해 8년형을 선고했다.
이씨의 무죄 확정은 가속페달과 메트 결함으로 인한 도요타 자동차의 대규모 리콜이 결정적이었다. 리콜이 결정된 뒤 이씨는 3월 소송을 제기했다. 사고 피해자와 유족들까지도 이씨를 지원했다. 비록 1996년식 캠리는 리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고, 이씨의 변호사 또한 가속페달 결함이 있었음을 증명하지 못했지만 판사는 이씨가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인정했다. 이씨와 같은 차종을 소유하다 갑작스러운 가속 경험을 했던 증언도 도움이 됐다.
AFP는 “미국에서 도요타 차량의 ‘의도하지 않은 과속’으로 인해 사망한 80여명에 대한 소송이 진행 중”이라며 “이번 판결이 선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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