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마라토너의 선두주자 이은정(29)이 육상계를 은퇴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육상계의 한 관계자는 “평소 잦은 부상과 우울증세로 고민하던 이은정이 6월말 소속팀 삼성전자에 사표를 쓰고 고향으로 내려가, 사실상 육상계를 떠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상규 삼성전자 육상단 여자마라톤 감독은 “이은정이 우울증세를 보여 병원치료를 거듭했으나 그때뿐이었다”며 “그 동안 숙소를 벗어난 적도 몇 차례 있어 부모와 함께 찾아나선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여자육상의 에이스인 이은정을 다시 필드에 복귀 시키려고 갖은 노력을 펼쳤으나 결국 무위에 그쳤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은정은 2004년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시간26분17초를 기록, 권은주가 보유한 한국 최고기록(2시간26분12초)에 5초차로 근접하며 일약 여자마라톤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2005년에는 5,000m와 1만m, 하프마라톤(21.0975km) 한국기록을 잇달아 수립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5년 11월 도쿄국제여자마라톤대회에서 레이스 도중 기권하면서 긴 슬럼프에 빠져들었다. 이후 4~5년 동안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이은정은 올 4월 대구 국제마라톤 풀코스(42.195㎞)에 나서 30km 지점까지 선두권을 유지하는 등 좋은 페이스로 5위(2시간32분22초)에 오르며 재기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은정의 은퇴로 여자마라톤은 당장 비상이 걸렸다.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대구세계육상선수권이 눈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현재 이은정이 보유한 여자 1만m 32분43초35의 한국기록은 5년째 깨지지 않고 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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