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가 뒤 늦은‘봄날’을 맞고 있다. 업계의 양강(兩强)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나란히 2008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 순이익을 기록하며 혹독했던 겨울 추위에서 완연히 벗어나는 분위기다. 두 업체는 그 동안의 업황 부진으로 모그룹이 나란히 재무구조개선약정 대상 기업에 포함되는 수모를 겪었던 터라 이 같은 상황 변화를 더욱 반기고 있다.
한진해운은 지난 2분기에 매출 2조3,684억원, 영업이익 1,697억원, 당기순이익 1,740억원을 기록했다고 5일 발표했다. 한진해운이 분기 순이익을 기록한 것은 2008년2분기(770억원) 이후 처음이다. 영업이익도 1분기보다 66배나 증가했다. 2,870억원의 영업손실과 4,17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던 지난해 동기와는 그야말로 천양지차다. 한진해운은 경기 회복으로 주력 부문인 컨테이너 부문에서 매출액이 증가하면서 1,49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이 전체적인 실적 호조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달 6일 잠정 공시를 통해 1,500억원대의 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했던 현대상선은 이날 2분기 순이익이 1,97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확정 공시했다. 현대상선 역시 2008년4분기 이후 6분기 만에 분기 순이익을 냈다. 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잠정공시 때보다 더 높은 2조412억원과 1,561억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1분기와 비교할 때 영업이익은 무려 1,246% 급증한 수치다. 1,456억원의 영업손실, 2,68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던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의 실적 상승세다.
두 업체는 그 동안 업황 부진으로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이 와중에 한진해운의 모그룹인 한진그룹은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했고, 현대상선의 모그룹인 현대그룹 역시 현재 이 문제를 놓고 채권단과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현대상선은 지난달 잠정 공시에 대해 채권단이 “금융비용이 높아 당기순이익은 낮을 것”이라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바 있어 이번 결과에 더욱 고무된 분위기다.
시장에서도 당분간 해운업계, 특히 컨테이너 선사들의 업황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강성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컨테이너 선사의 경우 3분기 실적이 2분기보다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업황도 앞으로 2,3년 동안은 양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도 “3분기가 계절적 성수기인 만큼 평균 운임이 상승하고 물량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올 하반기 사상 최대 실적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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