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과학상 수상자 배출을 앞당기는 데 최선을 다할 겁니다.”
3일 관정이종환교육재단(이하 관정재단) 이사장실을 찾았을 때 강덕기 이사장은 책 한 권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국내 최대 장학재단인 이 재단의 장학금을 받은 해외유학생들의 소속과 전공 등 기본 정보를 담은 인명록이었다. 오는 8일로 이사장 취임 100일을 맞는 그는 “장학생들이 연구에 정진하도록 돕기 위해 주요 연구기관과 단체에 보낼 목적으로 제작했다”며 “국토와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인재양성만이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강 이사장은 장학생들끼리 교류가 없었던 점이 아쉬워 이들의 네트워킹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그래서 인명록도 제작했고, 장학생들간 필요한 정보교환 등을 위해 지난 달에는 처음으로 국내ㆍ외 장학생들이 함께하는 1박2일 연수를 실시했다. “다들 비슷한 또래라 즐거워하고, 경쟁의식도 생겨 좋았어요. 진작에 마련했어야 했는데….”
관정재단은 이종환 삼영화학그룹 회장이 노벨상 수상자 배출 등 영재 양성을 목적으로 전 재산의 95%인 6,000억원을 출연해 2000년 설립했다. 재단은 2002년부터 매년 인문ㆍ사회계열과 이공계열 국내외 장학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현재까지 2,925명에게 장학금 634억여원을 지급했다. 그는 “장학금 지급 대상을 기존 학부생과 대학원생에서 기성 과학자들까지 확대해 노벨상 수상자 배출을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강 이사장은 얼떨결에 이사장 자리에 올랐다고 한다. 대한적십자사 회장인 그는 사회봉사자를 다룬 몇몇 책에서 거의 전 재산을 출연해 재단을 세운 이 회장의 글을 읽고 적십자 봉사자들에게 귀감으로 삼으라며 이 회장 얘기를 수시로 해왔다. 그러던 지난해 12월 그가 제주도로 여행을 가 산책할 때 그 동안 일면식도 없던 이 회장을 만난 것. 그렇게 친분을 쌓아가던 중 지난 4월 이 회장이 “자신을 도와 달라”며 불쑥 제안하더라는 거였다. “능력이 되는 대로 돕겠다고 말씀드렸죠. 그런데 이사장 자리를 맡길 줄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어요.”
그는 “재단 설립자인 이 회장의 또 다른 장기적인 목표가 아시아 최대 교육재단으로 도약해 노벨상에 필적할 만한 상을 제정하는 것”이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도 구체적인 방안을 세워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글ㆍ사진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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