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회와 국가에 큰 빚을 졌다. 사회적, 경제적 환경이 우리에게 기회를 줬고 많은 돈을 벌 수 있게 했다. 다른 사람도 우리와 똑같은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우리가 번 돈은 그 자체로 '끝'이 아니며,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빛'이라고 생각한다."미국 에너지트레이딩회사 '센타우루스 에너지'의 존 아놀드 회장 부부가 미국 억만장자들이 참여한 '기부서약(www.Givingpledge.org)' 홈페이지에 올린 서약문의 일부다.
미 투자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기부서약'운동을 시작한 지 6주 만에, 두 사람을 포함해 총 40명의 미국 억만장자가 동참했다고 5일 외신들이 보도했다. 생전 혹은 사후에 재산의 절반 이상을 출연토록 하는 이 운동에 현재까지 최소 1,500억달러(약 175조원ㆍ40명의 재산 절반을 기준으로 했을 경우) 기부가 약속됐다.
버핏과 게이츠는 지난 6월 캠페인에 착수해 미 최고 부자 70~80여명의 리스트를 만들어 전화를 돌렸다. 버핏 회장은 "전혀 모르는 사람도 있었는데 흔쾌히 응하곤 했다"며 "놀라운 성과"라고 말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오라클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래리 엘리슨, CNN 창업자 테드 터너, 영화 '스타워즈'의 감독 조지 루카스, 시스코시스템스의 전 회장 존 모리지, 블랙스톤 공동창업자 피터 피터슨 회장 등이 참여했다.
부동산 재벌 엘리 브로드 부부는 서약문에서 "우리가 가진 것은 특권이며 지역, 국가, 세계에 다시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2006년 재산의 99% 기부의사를 밝힌 버핏 회장은 "나와 가족이 포기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아이들은 부모의 유언장이 아닌 기부에서 더 많은 것을 얻는다"고 말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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