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다시 '노조 지키기'에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49번째 생일인 4일 미국 내 최대 노조조직인 산별노조총연맹(AFL-CIO) 집행위원회 행사에 참석해 노조의 '변함없는 지지'를 호소했다.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중간선거에서 패색이 짙은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정치적 텃밭인 노조를 다독이는 것이 판세를 바꾸는데 급선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위기의식 탓인지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노조에 대한 구애 일색이었다. 그는 "근로자들이 더 많은 보수와 복지혜택, 존중이 담긴 처우를 받을 때 기업이 강해진다는 것이 확고한 신념"이라며 "특혜받는 소수가 아닌 모든 사람을 위한 경제를 목표로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과의 차별성도 강조했다. 그는 "공화당은 과거로의 회귀를 원한다"며 "공화당이 다시 경제를 수렁에 빠뜨리지 않도록 하려면 그들에게 표를 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노조의 비판적 시각을 의식, FTA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최근 수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국 등과의 FTA 비준에 전향적 의지를 비쳤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오히려 노조의 시각에 영합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언론들의 분석이다.
월스트리저널은 "미 행정부가 한미 FTA 비준과정에서 정치적 기반인 노조의 지지를 얻기 위해 노동자 보호조항을 강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오바마 대통령이 한미 FTA 체결, 수출과 일자리를 늘린다는 생각이지만 노동계 반발로 입장이 난감하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실업률이 9.5%에 이르는 등 경기침체 여파로 노조의 지지도가 추락, 비상이 걸린 상태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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