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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지도부 당직인선 싸고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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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지도부 당직인선 싸고 충돌

입력
2010.08.0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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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6층 회의실. 당직 인선을 최종 결정하기 위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회의를 시작한지 30여분이 흘렀을 즈음 홍준표 최고위원이 상기된 표정으로 회의실 문을 박차고 나왔다. 홍 최고위원은 "안상수 대표가 전부 독식하려 한다"며 "19명 중 12명이 대표 경선 때 자기 캠프에 참여한 사람이다. 무슨 경선용 잔치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나라당이 안 대표 당이냐. 자기들끼리 하라고 해라"는 말을 남기고 회의장을 떠났다.

안 대표와 홍 최고위원이 또 다시 충돌했다. 7ㆍ14 전당대회로 출범한 뒤 크고 작은 갈등이 끊이지 않았던 한나라당 새 지도부의 앞길에 먹구름이 여전하다는 것을 이날 충돌은 그대로 보여줬다.

한나라당은 이날 홍 최고위원이 빠진 채 나머지 최고위원들의 의결로 후속 당직 인선을 확정했다. 원희룡 사무총장은 "남은 최고위원들간에는 합의가 됐다"고 말했다.

친박계 서병수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안 대표의 인선 초안에 대해 '100% 만족할 수 없지만 차차 보완해 가자'는 분위기가 형성됐으나 홍 최고위원은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며 "홍 최고위원이 나간 뒤 전화로 의견을 묻고 상의도 했지만 끝까지 합의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그 과정에 당초 권택기 의원이 유임될 예정이던 기획위원장을 초선 쇄신파인 김성식 의원이 맡게됐고, 주성영 의원이 맡으려던 홍보기획본부장은 김태환 의원에게 넘어갔다.

우여곡절 끝에 당직 인선은 봉합 됐지만 지도부간 불화는 여전해 보였다.

회의장을 박차고 나온 홍 최고위원은 별도 기자간담회를 열어 안 대표를 맹공했다. 그는 "안 대표의 독선이 도를 넘었다"며 "인선에 대해 미리 알려주거나 협의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안 대표가 인선안에 대해 표결 하자고 했다는데 당직을 갖고 표결한 전례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안 대표는 인선 발표 뒤 "당 화합에 중점을 뒀으며, 탕평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홍 최고위원의 반발에 대해 "자기가 추천한 사람이 되기를 원하는 등 당직 인선에 대한 의견은 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안 대표 측에서는 "홍 최고위원이야말로 독선이 도를 넘었다" "몽니가 심하다"는 날 선 비판이 나왔다.

당 안팎에서는 두 사람에 대한 비판이 동시에 나온다. 안 대표가 사전 물밑 조정을 통해 합의하는 정치력을 발휘했어야 한다는 시각도 있고, 이번 건의 경우 홍 최고위원의 반발이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있다. 무엇보다 지도부가 너나 할 것 없이 자기 지분 챙기기에 몰두하다 보니 벌어진 갈등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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