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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죽은 브라이드고래에게 용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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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죽은 브라이드고래에게 용서를!

입력
2010.08.04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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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지난 7월 27일자 '푸른 꿈, 붉은 피'에서 제가 울산 장생포에서 해경에 검거된 220자루에 담긴 토막 난 고래를 '밍크고래'라고 했습니다. 그 고래를 '브라이드고래'(bryde's whale)로 수정합니다. 제 글을 읽고 밍크고래가 아니라는 익명의 제보가 있었습니다.

밍크고래의 특징인 가슴지느러미 부분의 하얀 줄무늬가 없다고 했습니다.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시 고래연구소에 문의를 했습니다. 고래연구소는 국립수산과학원 생명공학과에 유전자 분석을 의뢰해 브라이드고래라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브라이드고래를 아는 분이 많을 것입니다.

수염고래 종류이며 국제적으로 멸종위기 등급의 고래입니다. 태평양, 대서양에는 많이 분포하고 있지만 우리 바다에서는 귀하고 소중한 고래입니다. 브라이드고래는 장생포 고래박물관에 가면 실물 뼈대와 수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브라이드고래의 뼈대 앞 지느러미 부분에 어린 아기 손처럼 퇴화된 작은 손을 본 적이 있습니다.

브라이드고래의 손 앞에서 사람의 식탐에 대해 진실로 용서의 악수를 청하고 싶다는 시를 쓴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브라이드고래가 토막토막 나 있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브라이드고래에게도 사과합니다. 브라이드고래는 7,000만원에 경매돼 울산지역 고래고기 식당에서 팔리고 있답니다. 그래서 더욱 미안합니다.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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