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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코스 정식 요리 장인 무라타 요시히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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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코스 정식 요리 장인 무라타 요시히로씨

입력
2010.08.0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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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끝은 정면을 향하게 하고 힘을 주지 말고 밀어서 갯장어에 칼집을 넣습니다. 껍질에 1, 2㎜쯤 살이 붙어있죠? 여기에 꼬챙이를 살살 밀어서 끼워 넣으세요. 손으로 누르면 안 됩니다. 갯장어가 오그라들지 않도록 꼬챙이를 잡고 껍질만 살짝 굽습니다. 곧바로 얼음에 넣으면 속까지 다 익지 않아서 맛있는 장어구이가 됩니다.”

일본 코스 정식인 가이세키(會席) 요리의 명인으로 통하는 무라타 요시히로(村田吉弘ㆍ58ㆍ사진)씨가 4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일본요리 전문학원 나카무라아카데미에서 요리 강습회를 가졌다. 교토(京都)에서 3대째 운영중인 식당 기쿠노이(菊乃井)에서 그가 내놓은 8월의 코스요리 메뉴는 모두 13가지. 1인분 가격이 40만원(세금과 봉사료 포함)이나 하지만 예약이 밀려 한 달 이상 기다려야 맛볼 수 있다. 하루 저녁 최대 수용 인원인 80명. 이 음식을 내기 위해 주방에선 25명이 일한다. 월별 식단에 따라 그릇도 바꾸는데, 식당 창고엔 3만6,000여 개의 식기가 보관돼 있다.

하지만 그는 ‘전통’을 고집하지 않는다. 이날 선보인 요리도 37년 전 그가 처음 요리를 배울 때는 없던, 직접 개발한 요리다. 그는 “사람들의 입맛을 뒤따라가는 요리사는 실패한다”며 “새로운 맛을 개발하고 제시하는 것이 요리사의 몫”이라고 말했다.

20대 청년 시절, 프랑스 요리를 정복하겠다고 유학을 갔다가 ‘세계 최고가 되려면 일본 요리를 해야겠구나’라며 돌아온 무라타씨는 “요리엔 국경이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불고기 집을 예를 들며 “한국에서 먹는 불고기와는 다른 맛이지만 이것도 한국 요리 아니냐”며 “이런 식으로 현지인의 입맛에 맞게 정착하는 것이 세계화의 첫 단계로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한식 세계화와 관련, “고추와 마늘이 빠져있어 한국에서 먹는 것과는 맛이 다르지만 프랑스 파리에서는 지금 한국 요리가 대단히 인기”라며 “세계화 측면에서는 오히려 일본요리가 배워야 할 점이 많다”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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