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뭉클한 것을 느꼈습니다. 한 달에 몇 만원씩이라도 영치금에서 떼서 보내 드리겠습니다."(재소자 오모씨)
"저 같이 힘들게 살아온 사람들을 이제는 저도 돕고 싶습니다."(재소자 이모씨)
네티즌의 선행이 퍼뜨린 행복바이러스가 교도소 담장 안쪽까지 번졌다. 한때 죄를 짓고 수감중인 재소자들이 학교폭력 피해학생을 돕는 네티즌 5,000명의 사연(본보 7월 21일 11면)을 읽고 감동해 자신들도 참여하고 싶다는 편지를 보내왔다. 이들은 죄지은 고통에 신음하고 있는 터라 피해학생 이예은(14ㆍ가명)양이 겪는 고통도 남의 일 같지 않다며 예은이를 돕는데 없는 힘이나마 보태고 싶다고 했다.
지난달 25일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 수감중인 오모씨는 손 글씨로 편지지 두 장을 빼곡히 채운 장문의 편지를 보내왔다. 그는 초등학교 2학년 딸을 둔 가장이며 한때 사업을 하다가 힘든 시기를 이기지 못해 죄를 지었다고 했다. 딸 또래인 예은이가 부모의 이혼, 학교폭력, 가난으로 고통 받아왔다는 사연에 자신의 일처럼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이어 "네티즌처럼 인터넷에 댓글을 달거나 온라인 모금에 참여할 수는 없지만 계좌후원으로 작은 힘을 보태고 싶다"며 "빵이나 먹고 싶은 것을 참고 꼭 돈을 보내겠다"고 적었다.
다음날인 26일엔 대전지방교정청 천안지소에 수감중인 이모(26)씨가 편지를 보내왔다. 일찍 부모를 여읜 이씨는 배고픔을 잊어 보려고 공장, 주방일, 배달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했고, 젊은 나이에 아내를 만나 아이도 셋이나 낳았다. 그러나 그는 "벗어나려고 애를 써도 끝나지 않는 '입에 풀칠하기 어려운' 가난 때문에 범죄의 유혹에 빠졌다"며 "저 같이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내온 예은이를 위해 작은 성금을 내고 싶다. 다시는 사회악의 길로 들어서지 않겠다는 (다짐을 실천하는) 첫 단추로 생각하고 싶다"고 적었다.
이예은양 후원문의= 청소년폭력예방재단 (02)585-0098, 후원계좌= 신한은행 140-002-901942(예금주 청소년폭력예방재단)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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