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아시아태평양전쟁 말기 원자폭탄이 투하된 히로시마(廣島), 나가사키(長崎)를 방문하기 위해 3일 일본에 도착했다. 그는 유엔 사무총장으로는 처음으로 나가사키를 방문하고 6일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평화기념식에 참석해 ‘핵 없는 세계’ 실현을 위한 핵 군축 추진 메시지를 발표할 계획이다.
반 총장은 일본 도착 전날 교도(共同)통신과 인터뷰에서 히로시마, 나가사키에서 “피폭자와 만날 수 있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하루라도 빨리 핵을 근절하는 것은 피폭자들의 꿈이며 그 실현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또 핵 철폐 등 여러 문제에 계속해 대처하기 위해 유엔 회원국들이 인정해준다면 내년 말 임기 이후에도 사무총장 일을 계속하고 싶다며 처음 재선 의욕을 표시했다. 반 총장은 생전에 핵무기 없는 세계를 실현하고 싶은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것이 목표”라고 말했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반 총장은 이날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일본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동북아시아 정세에 관해 “북한과 일본의 관계 개선 없이 (평화와 안정을 이룬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일본이) 이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4일 간 나오토(菅直人),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등 전ㆍ현직 일본 총리와 국회의장, 주요 장관, 게이단렌(經團連) 회장 등을 만나 유엔과 일본의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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