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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전의 문화재 다시보기] 마갑총의 말갑옷 마갑(馬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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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전의 문화재 다시보기] 마갑총의 말갑옷 마갑(馬甲)

입력
2010.08.0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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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시에 있는 국립김해박물관에 들어서면 가야시대 전시유물 가운데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있다. 바로 함안 마갑총 출토 철제 말갑옷인 마갑(馬甲)이다.

갑옷은 오늘날 방탄조끼처럼 고대 전쟁에 있어서 자신을 보호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보호장비였다. 말 탄 장수가 갑옷을 입고 말 위에서 호령하는 것을 고대그림에서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삼국시대 고구려에는 사람은 물론 말에도 갑옷을 입히고 전쟁을 했음을 알 수 있는 벽화무덤의 그림이 남아 있다. 그 벽화무덤이 유명한 개마총(鎧馬塚)이다. 비록 도굴되었지만 벽화는 남아 있고 말에 갑옷을 입히고 주인공으로 보이는 무사가 타고 있는 그림이 있어 유명해졌다. 그러나 고구려 마갑의 실물이 발견된 예가 없었다.

경상남도 함안은 고대 6가야 가운데 아라가야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고 가야시대 많은 고분이 산재해있다. 1992년 함안 도항리에 아파트가 들어서게 되어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 해 6월 어느 날, 가야읍에서 모 일간신문을 배달하는 고등학생이 아침 일찍 아파트 공사장을 우연히 지나가게 되었다. 그런데 공사장에 있는 흙더미에 네모꼴의 쇳조각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소년은 이 쇳조각을 들고 지국장에게 달려가 보고했다. 이를 본 지국장은 소년을 데리고 발견된 공사현장으로 갔다. 마침 공사가 시작되기 전 시간이라 포커레인으로 파 놓은 흙더미 여기저기에 갑옷 편들이 흩어져 있었다. 깜짝 놀란 지국장은 마침 근처 성산산성 발굴을 진행하고 있는 국립창원문화재연구소(현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발굴단에 연락해 급히 현장에 달려오게 했다. 이렇게 되어 가야시대 말에 입혔던 말갑옷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정말 생각하면 아찔한 순간이었다. 소년이 지국장을 찾지 않았다면 이미 포커레인에 흔적 없이 사라졌을 것이고, 연락을 받고 현장으로 달려가지 않았다면 역시 포커레인의 삽날에 여지없이 사라졌을 것이었다.

국립창원연구소(현 국립창원문화재연구소) 소장으로부터 보안상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유는 묻지 말고 현장으로 급히 와 달라는 연락을 받은 필자는 영문도 모르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도착하고 보니 아파트 공사는 계속되고 있어 주위는 온통 건축자재와 포커레인 굉음이 진동하고 있었다. 그러나 노출된 유물을 보는 순간 이것은 사람이 입는 갑옷이 아님을 직감하고 가슴이 떨렸다. 1500여 년 만에 우리의 눈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렇게 완벽한 마갑이 출토된 예가 그때까지 없었기 때문에 소식을 들은 고고학자들은 흥분했다.

4-5세기에 축조된 고구려 벽화무덤 가운데 마갑과 앞 가리개인 마주(馬冑)를 착용한 말 위에 중무장한 전사의 모습들이 그려져 있지만 실물로 발견된 예는 없었다. 중국과 일본에서도 이 시기에 제작된 말 갑옷이 실물로 발견된 예가 없기 때문에 획기적인 발굴이었다. 보존문제 때문에 직접 우레탄으로 떠서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실에서 10여 년의 보존처리와 복원작업을 마치고 마침내 김해박물관에 전시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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