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사원 시절 세종병원에 납품을 했는데 심장 질환을 앓고 있는 그 곳 아이들이 너무 안타까웠어요. 그 아이들을 조금이나마 돕자고 시작한 게 벌써 20년이 넘었네요.”
의약품 도매업체 유니온팜 안병광(55ㆍ사진) 대표는 3일 “심장판막증을 앓던 아이를 도와줬더니 부모가 감사하다며 시골에서 들기름을 보내준 적이 있다”며 “그 고소한 향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 것처럼, 기부는 남을 돕는 것 같지만 스스로 행복해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시작, 연 매출 3,000억 원 규모의 기업체 대표 자리까지 올랐지만 나눔을 실천하는 그의 생각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기부는 특별한 상황에서 일회적으로 하는 행사가 아니라 삶의 일부이자 생활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가 정신도 남다르다. 안 대표는 “기업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사회에 빚을 지고 있기 때문에 이익을 사회로 환원하는 것은 기업인으로서 당연한 일”이라며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천하는 일이 어려운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해마다 지정후원금을 내고 있는 사회복지법인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을 포함, 각종 어린이ㆍ노인단체에 지원해 온 규모가 18억 원이 넘는다.
“자녀들이 자랑스러워 하는 게 가장 큰 보람”이라는 안 대표는 “올해 미국 브라운대 의대에 들어간 막내 딸도 졸업 뒤 어려운 사람을 치료해 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며 흐뭇해 했다. 안 대표는 그러나 “정경유착 등 과거 부정적 관행 탓인지 기업의 기부가 세법상 일부 보호받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기부 문화가 확산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지길 바랐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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