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과연 1,800대에 안착할 수 있을까.
전통적으로 약세장인 휴가철임에도 불구, 주가가 연일 상승탄력을 받으면서 1,800고지를 향한 진군을 거듭하고 있다.
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33포인트(0.47%) 오른 1,790.60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틀간 30포인트 이상 상승, 1,800고지의 9부 능선을 이미 넘은 상태다. 코스피지수가 1,800대를 밟은 건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전인 2008년6월9일(1,808.96)이 마지막이었다.
여의도 증권가에선 주가가 이르면 금주, 어떻게든 이달 안에 1,800선을 무난히 뚫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이 내놓은 8월 코스피 전망에서도 지수 고점이 1,800~1,920 범위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1,800대의 안착여부. 일단 분위기는 좋다. 무엇보다 코스피가 1,750 돌파를 시도할 때마다 번번이 무산시키곤 했던 국내외 악재들의 힘이 빠졌기 때문. 현대증권 오성진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박스권 돌파는 G3리스크(남유럽 재정위기, 미국 더블딥 우려, 중국 경기둔화 우려)가 축소되고, 대량환매(펀드런)에도 불구하고 외국인과 연기금이 확실한 매수주체로 부각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며 “증시가 한 단계 레벨업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기업들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실적잔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등 증시 펀더멘털(기초체력)도 탄탄하다.
특히 외국인과 연기금(특히 국민연금)의 힘이 위력적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외국인이 3,04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며 10거래일째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연기금도 23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은 코스피가 1,700대에 재진입한 7월9일 이후로만 무려 4조5,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한 상태. 연기금도 6월18일 이후 단 하루(7월14일)를 제외하곤 매일 주식을 사들였다. 주가가 상승할 때마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환매 욕구가 강해졌지만, 외국인과 연기금이 그 물량을 확실하게 받아주고 있어 주가 상승세는 좀처럼 꺾이질 않고 있는 것이다.
대우증권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자금이 아시아 증시에 유입되고 있고 외국인과 연기금의 매수기조도 계속될 것”이라며 “코스피가 1,800선을 돌파하면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 오히려 펀드 환매 강도도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가가 1,800대에 안착한 이후에도 계속 파죽지세의 상승곡선을 이어가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 많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증시가 내년까지 지속되는 상승장의 초입 국면에 들어섰고 1,800선을 뚫는 데는 큰 부담이 없다”며 “그러나 글로벌 더블딥,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계속 잠복해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1,800대 중반에서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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