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광복절을 맞아 일반에 공개되는 광화문에 한글현판을 달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글학회와 한말글문화협회 등 한글단체 회원들은 지난달 31일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광화문에 한자현판 대신 훈민정음 글씨체로 된 한글현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글이 경복궁 안에서 세종대왕에 의해 만들어졌고, 광화문이란 이름도 세종대왕이 지었다”며 “세종대왕 동상 뒤에 한자현판을 다는 일은 대왕과 한글을 모독하는 짓”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들의 주장을 이해하면서도 한글현판은 콘크리트 광화문을 옛 모습대로 복원하는 취지에 어긋난다는 반론도 있다. 옛 문화재를 최대한 고증에 기초해 재건하는 사업에 한글현판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화재청은 옛 광화문의 모습이 담긴 유리원판을 토대로 고종 당시 광화문 중건책임자 겸 훈련대장이었던 임태영의 한자로 된 현판글씨를 복원, 단청 작업을 마무리하는 대로 이달 초 현판을 설치할 예정이다. 광화문은 1968년 콘크리트로 재건축되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한글현판을 달았지만, 2005년 유홍준 당시 문화재청장이 한자현판을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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