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은 사회에 공헌한 결과로 얻어지는 것이다.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그리고 사회에게 모두 좋은 삼자만족이 정립돼야 한다.”
고바야시 에이조(小林榮三) 이토추 상사 회장이 30일 ‘2010 전경련 하계포럼’에서 밝힌 이토추 상사의 장수 비결이다.
그는 이날 제주 서귀포시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100년 기업과 미래의 경영’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토추 상사는 152년전 문을 열 때부터 창업자가 사회에 공헌하지 않고 이익을 추구해선 안 된다는 점을 계속 주장했다”며 “지금도 그런 DNA가 회사 안에 이어져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바야시 회장은 이어 “거래에서 당연히 이익을 거둬야겠지만 이러한 이익을 어떻게 사회에 환원하고 사용할 것인 지를 고민한다”며 “보르네오 밀림에 오랑우탄이 다시 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방 어린이문고에 책을 보내며 전세계의 청소년에 장학금을 출연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말했다.
고바야시 회장은 또 “일본에는 100년이상 된 회사가 2만개를 넘고 1,000년을 넘은 사업체도 8개나 된다”며 “이런 장수 기업들은 세 가지의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늘 중심적인 업무를 확실히 지키고 발전시키면서 환경의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했다는 것, 지나치게 빚을 지며 기업을 확장하려 하지 않았다는 것, 권한 이양 등을 통해 인재를 매우 중시했다는 것이 그가 장수기업에서 발견한 특징이다. 그는 “본업을 벗어나 무리하게 새로운 일을 벌였던 기업은 결국 문을 닫는 경우들이 많았다”며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기업들의 수명이 점점 짧아지고 있는 최근의 흐름을 볼 때 이러한 장수기업들의 성격을 잘 살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바야시 회장은 이어 장수 기업의 상당수가 주식 상장을 하지 않았다는 점도 언급했다. 고바야시 회장은 “상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면 본업 이외에 눈을 돌리게 되면서 거품이 끼는 일이 많다”며 “지난 20여년 동안 문을 닫은 일본 기업들이 대부분 이러한 경우며, 이토추 상사도 상장을 했지만 이런 점을 유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2040~50년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일본 전체의 40%에 달하고 15세 이하의 청소년은 10%도 안 되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며 “이 경우 공급 능력은 많은데 소비 여력은 없는 수요와 공급의 역전 현상이 일어나 심각한 괴리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바야시 회장은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인재양성에 집중하고 본업에 기반한 신규 시장 진출에도 주력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단지 일본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그는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주와의 인연도 잊지 않았다. “1974년 처음 해외에 출장 가 방문한 기업이 삼성이었다”며 “회장의 메시지를 삼성에 전달하는 역할이었는데 당시 이 회장은 이토추 상사 임직원을 삼성물산으로 초빙, 영업 노하우를 배우도록 하는 등 양사가 긴밀한 관계를 맺었다”고 소개했다. 고바야시 회장은 “한국 기업들은 경영 결정이 빠른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일본에서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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