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대의 국악을 향한 뜨거운 모색의 현장이 공개된다. 국악방송이 국악 창작곡을 개발한다는 취지 아래 신예 국악인들의 경연을 펼쳐 온 ‘21 세기 한국 음악 프로젝트’가 4회째의 자리를 갖는다. 지난 5월 접수된 47편의 창작곡 중 6월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펼쳐진 공개 예선에서 14편이 가려졌고, 다시 걸러진 9곡이 공개 경합을 벌이는 자리다.
보다 심화ㆍ확장된 전통 음악이냐, 서구나 제3세계 등지의 음악과 결합한 하이브리드냐의 기로에 서 있는 우리 국악의 앞날을 예감한다. 역동적이고 재기 넘치는 우리 시대의 잽이들이 선사하는 라이브 음악의 경연만으로도 즐거운 현장이다.
국악그룹 공(共ㆍ工ㆍ公)은 ‘길군악 - 실연을 노래하다’에서 전통 가곡이 어떻게 현대적으로 변용될지를, 고래야는 함경도 민요 ‘돈돌라리’를 우리 시대에 맞게 놀이 형식으로 풀어낸 ‘돈돌라리요’를 선보인다. 베트남, 중국, 몽골, 한국의 전통 악기 연주자들로 이뤄진 아시아 뮤직앙상블의 기악곡 ‘초원의 신기루’는 외국인들이 까다로워 하는 우리 엇모리장단을 적극 수용해 깊은 인상을 남긴다. 기악과 여성 목소리가 어우러진 그룹 실크로드의 ‘흐르는 그것은’은 전통 국악 너머로 확장된 음악 재료와 연주 앙상블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릴라가 들려줄 ‘무너진 4월’은 아코디언과 가야금의 이중주를 집시 음계 안에서 녹여내는 작품이며, 모가비의 ‘줄타기’는 가야금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서양음악 리듬의 실험이 이채롭다,.
원일(타악), 강은일(해금), 신동일(작곡) 등 새 시대 국악 모색이라는 화두의 진두에 서 있는 주인공 5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1차 음원 심사, 2차 공개예선 무대 등의 검증을 거쳐 마련된 본격 무대다. 원일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는 “대중과 소통한다는 목적에서 자신의 고집을 유보하는 경향이 감지된다”며 “집시나 라틴 리듬을 사용, 세계 시장에서의 월드 뮤직을 지향하는 팀들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대상, 아리랑상, 월드뮤직상, 실험정신상 등을 수상한 팀들은 음반 취입, 해외 공연 등 향후 활동에서 실제적 특혜를 제공받는다. 8월 13일 국립국악원예악당. (02)300-9965
장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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