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요금 인상이 시작됐다. 8, 9월 중 전기와 가스요금, 그리고 시외ㆍ고속버스 운임까지 줄줄이 오른다. 여기에 항공요금, 설탕가격 등 민간 물가도 들썩이면서 서민 가계의 부담이 한층 커지게 됐다. 저소등층 할인을 확대하는 등 ‘친 서민’노력도 엿보이지만, 재ㆍ보궐 선거가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요금 인상을 발표한 점을 두고 뒷말도 무성하다.
30일 기획재정부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발표한 ‘2010년도 공공요금 조정방향’에 따르면 하반기에 전기요금과 도시가스요금, 그리고 시외ㆍ고속버스 운임 등 3개 공공요금이 인상된다.
전기요금은 한국전력의 적자 개선 차원에서 다음달 1일부터 평균 3.5% 인상된다. 용도별로는 ▦주택용 2% ▦산업용 5.8% ▦심야 8.0% 등이다.
가스요금(도매)은 9월1일부터 평균 4.9% 오른다.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은 5.9% 인상되며, 산업용은 3.9% 인상된다. 정부는 또 2008년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유보했던 원료비 연동제도 재도입키로 했다. 시외버스와 고속버스 운임은 8월 중 각각 4.3%와 5.3% 인상된다.
대신 전기ㆍ가스요금 인상에 따른 서민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한 할인율을 높이고 차상위계층 할인을 신설한다. 정부는 또 도로통행료, 열차료, 국제항공요금(인가제 노선), 광역상수도, 우편요금 등 다른 공공요금은 동결하는 한편, 시내버스료 등 지방공공요금의 경우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동결 및 인상 최소화를 유도하기로 했다. 윤종원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이번 조치로 하반기 소비자물가가 0.2~0.3%포인트 상승하는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요금도 심상찮다. CJ제일제당은 이날 설탕 출고가격을 8월1일부터 평균 8.3%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삼양사, 대한제당 등도 인상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국제항공요금 인가제 노선의 가격을 동결하겠다고 했지만, 대신 신고제 노선 가격에 불똥이 튀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잇따라 요금 인상을 발표하기도 했다.
공공요금 인상을 두고 여당 일각에서도 부정적인 기류가 흘러 나온다. 한나라당 핵심 당직자는 “선거가 끝나자마자 바로 올리느냐는 비판이 있다”고 전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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