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 역대 최고성적 3위와 득점왕, 그리고 최우수선수까지.’
2010 FIFA U-20(20세 이하) 독일 여자 청소년 월드컵에서 콜롬비아와의 3ㆍ4위전을 앞둔 ‘한국 여자축구의 희망’ 지소연(19ㆍ한양여대)이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타이틀이다.
최인철 감독이 이끄는 여자 청소년 국가대표팀은 30일(한국시간) 독일 보훔 레비어파워 슈타디온에서 끝난 독일과의 준결승전에서 1-5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나이지리아에 0-1로 패한 콜롬비아와 8월 1일 오후 7시 3ㆍ4위전을 치른다.
지소연은 남은 콜롬비아전을 반드시 승리해 한국 대표팀 통틀어 FIFA 주관대회 역대 최고 성적인 3위에 오르겠다는 의지뿐이다.
한국은 그 동안 남자축구가 1983년 멕시코 청소년 월드컵(20세 이하)과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에 올랐지만 준결승에 이어 3ㆍ4위전에서도 모두 패했다. 콜롬비아를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건다면 한국 축구사의 새 장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지소연의 비롯한 ‘태극 낭자’들이 이번 대회에서 마지막 불꽃을 불사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득점왕(골든슈)과 대회 최우수 선수인 MVP(골든볼) 등 개인 타이틀 경쟁도 끝난 게 아니다. 독일과의 준결승전 후반 19분 화려한 개인기를 앞세워 수비수 2명을 따돌리고 넣은 골이 FIFA의‘오늘의 골(Goal of the Day)’에 선정될 만큼 홀로 분투한 지소연은 이번 대회 5경기에서 7골을 쓸어 담았다. 한국을 상대로 2골을 추가한 득점선두(9골) 독일의 알렉산드라 포프(FCR뒤스부르크)와는 2골 차.
심리적 부담감이 덜한 3ㆍ4위전에서는 비교적 많은 골이 터진다. 지소연이 스위스와 조별리그 첫 경기(4-0 승)에서 대회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몰아치기’에 능한 만큼 콜롬비아를 상대로 득점포를 가동한다면 ‘황금신발’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골든 볼도 노려볼 만하다. 독일을 결승에 올려 놓은 포프가 타이틀 경쟁에서 한 발 앞선 게 사실. 그러나 지소연 역시 탁월한 골 결정력과 현란한 개인기, 칼날 프리킥 등을 앞세워 이번 대회 최고의 선수로 꼽히고 있다. 특히 미국여자프로축구(WPS) 보스턴 브레이커스가 가장 적극적으로 영입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독일의 한 프로팀도 연봉 1억 원에 집과 차량까지 내걸며 ‘러브 콜’을 보내고 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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