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올 1월 리비아를 극비리에 방문해 미국의 제재에 대항하기 위해 이른바 '통일전선'을 결성하기로 합의하고 미사일 부품 수출 등 불법 무기 거래 방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이날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리비아가 추방한 국가정보원 직원은 북한-리비아 관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다가 적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2인자인 김 상임위원장은 연초에 리비아와 시리아를 잇따라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고 미국 제재 조치에 대해 3개국 공동으로 맞서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3개국은 무기 거래와 경제 교류 등을 통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국정원 직원은 당시 이 같은 정보를 입수한 뒤 북한과 리비아 관계에 대한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리비아, 시리아 등에 미사일 제작기술과 부품을 수출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비아 보안당국은 국정원 직원이 미국에 전달할 의도로 북한 정보를 입수했다고 판단하고 3개월 넘게 추적하다가 지난달 2일 체포해 6일 동안 고강도 조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리비아 정부가 국정원 직원을 추방하기 직전인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북한 외무성의 김형준 부상이 리비아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김 부상의 리비아 방문과 국정원 직원 추방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영선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 부상의 리비아 방문과 국정원 직원 추방 사건과는 직접적 연관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김 부상이 리비아를 방문하기 전에 이미 국정원 직원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0일 리비아로 파견돼 현지 정보당국과 협의를 벌였던 국정원 대표단은 이르면 이번 주말쯤 귀국한다. 외교소식통은 "양국 정보당국 간의 협의가 모두 네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며 "협의가 거의 마무리되고 있으며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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