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 가덕도우체국장이 세상 물정에 어두운 60, 70대 섬 노인들을 속여 예금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부산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2003년부터 가덕도우체국장에 재직해 온 심모(48ㆍ여)씨는 2008년 김모(43ㆍ여)씨가 예금 목적으로 맡긴 6,200만원을 빼돌려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로 5월 구속됐다.
심씨가 구속되자 섬 주민 13명이 “나도 똑같이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모두 60, 70대 노인이었다. 이들의 피해액은 무려 5억여원에 달했다.
특히 심씨는 노인들이 예금 명목으로 맡긴 돈을 횡령한 뒤 이자만 통장에 입금시켜 놓고는 노인들이 찾아 오면 마치 원금까지 들어 있는 것처럼 보여 줬다. 또 허위로 조작한 수기 통장으로 피해자들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노인들은 심씨가 우체국장이라는 점 때문에 전혀 그를 의심하지 않았다.
또 심씨는 목돈을 맡기러 온 고객을 따로 우체국 밖으로 데리고 나가 더 높은 이자를 쳐 줄테니 자신에게 돈을 맡기라는 제의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심씨는 평소 노인들과 가깝게 지내는 척 하면서 높은 이자를 주겠다고 속여 노인들의 쌈짓돈을 빼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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