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세인 랩어카운트 시장에 진출하려던 은행권의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다.
금융위원회는 28일 은행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은행의 겸영가능 업무 가운데 랩어카운트가 속하는 ‘투자일임업’은 당분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금융위는 “은행은 대부분 소속 지주회사 내에서 증권ㆍ자산운용업을 겸업하고 있어 투자일임업까지 허용해야 할 필요성이 그리 크지 않다”며 “투자일임업과 유사한 특정금전 신탁업을 영위하고 있어 은행의 프라이빗뱅킹(PB) 영업 등에도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글로벌 금융위기 후 은행의 업무범위와 소비자 보호 관련 국제논의 동향, 현행 투자일임업 관련 규제 및 감독체계 정비 등 상황을 봐가며 허용 여부를 추후에 검토키로 했다.
랩어카운트는 고객이 맡긴 투자금에 대해 증권사가 고객의 투자 성향에 따라 투자종목을 추천하거나 적절한 자산운용을 배분하는 등의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일정 수수료를 받는 상품. 지난달 계약자산 규모가 30조원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랩어카운트 허용에 대비해 상품 출시를 준비하던 은행들은 허탈해 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의 방침이니 별다른 대응책은 없지만 증권ㆍ보험사에는 허용하면서 은행만 안 된다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험사도 법적으로는 랩어카운트 취급이 가능하지만 국제논의 흐름 등을 고려해 당분간 허가를 내주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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