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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서신검열 아직도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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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서신검열 아직도 심하다

입력
2010.07.2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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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조직폭력과 연관된 강도살인혐의로 전남 목포교도소에 수감 중인 A(37)씨의 형이 교도소를 찾았다. 동생에게 최근 몇 번이나 편지를 보냈는데 답장이 없어 걱정이 됐다는 것. 하지만 형을 본 A씨는 "무슨 소리냐"고 반문했다. 답장을 몇 번이고, 그것도 등기우편으로 보냈다고 했다.

A씨는 얼마 전 일을 떠올렸다. 같은 방의 수형자가 아프다는데 진료커녕 교도관이 "너랑 뭔 상관이냐"며 약도 주지 않아 동료들과 강하게 항의했고, 그 과정에서 문을 박찼다고 했다. 이 때문에 A씨는 징벌 차원에서 현재 조사수용방(독방)에서 생활하고 있다. A씨는 "행여 그 일이 알려질까 봐 막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사정을 전해들은 A씨의 형은 교도관에 항의했다. 그러나 교도관은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상황을 설명했다. "교도소 보안에 관한 내용이었고, 편지 내용의 사실이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의 형은 결국 22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서신 검열에 따른 인권 침해'라며 진정했다.

서신 내용 무(無)검열 원칙을 담은 '형집행및수용자의처우에관한법률'이 개정 및 시행된 지 2년 가까이 지났지만 교도소 등 수감시설의 벽은 여전히 높다. 수감자들은 "내부상황을 조금만 자세히 적어도 보안을 이유로 편지 등을 밖으로 내보내지 않는 서신 검열이 여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무부는 2008년 12월부터 서신 검열을 '원칙적 무검열, 예외적 검열'로 전환해 수용자의 사생활을 보호토록 했다. 사실상 검열을 하지 않겠다는 취지지만 수용시설 일선에선 무시되기 일쑤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지난달엔 경기 수원구치소에 수감된 B씨가 "가족에게 안부 편지를 썼는데 구치소에서 어떤 경우라도 내부에서의 서신 발송은 안 된다고 했다"며 인권위에 진정했다. 3월에는 구속노동자후원회가 구속된 56명에게 개별적으로 서신을 발송했지만 한 통도 전달되지 않는 일도 발생했다.

물론 법무부는 '보안의 문제, 향후 교도 질서 문란에 대한 예방'을 이유로 몇 가지 단서를 달아 예외적인 경우엔 검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교정당국 관계자는 "A씨의 경우, 조직폭력 수용자로 원칙적으로 서신 검열을 할 수 있도록 예외조항이 있는 만큼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에 A씨가 쓴 편지들의 내용이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인권단체연석회의 관계자는 "무검열 원칙을 무색하게 만드는 자의적인 서신 검열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교도소 내부의 인권침해 상황이 외부에 알려지는 통로를 차단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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