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회동은 빨라야 8월 중순쯤 이뤄질 것 같다.
청와대 정무라인 관계자는 27일 회동 시기를 묻는 질문에 손사래를 치면서 “아직도 회동 성공을 위한 방정식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회동 시기를 거론하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고 덧붙였다. 여건이 아직 성숙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지난 16, 17일 박 전 대표와 이 대통령을 잇따라 만난 뒤 “두 사람이 회동할 것’이라고 말했을 때만 해도 회동은 7∙28 재보선 전후에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지방선거 패배 이후 당 화합이 절실한 상황에서 두 사람의 회동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도 청와대는 같은 기대감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회동을 성공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압박감은 더욱 크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2007년 대선 이후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5차례 회동이 실패했던 만큼 이번에는 뒷말이 나오지 않고 성과를 내는 회동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중요한 것은 만남 그 자체가 아니라 만남을 통해서 상호 신뢰를 쌓는 것”이라며 “의미 있는 만남을 위해 약간의 준비 기간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회동 준비를 위해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과 박 전 대표 비서실장격인 유정복 의원이 채널을 가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회동은 내달 중순이나 그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재보선이 끝나면 본격적인 휴가철로 접어들고, 이후에는 개각이 예정돼있기 때문이다. 8월25일이 이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이라는 점도 회동 시기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밑 작업의 핵심인 ‘성공의 방정식’에 관해서는 양측 모두 말을 아끼고 있다. 이는 양측의 신중한 태도 때문이기도 하지만 서로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 의제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는 탓도 크다. 일각에서는 양측간 신뢰회복 카드로 개각이나 당직에서 친박계 중용 같은 인사 카드가 나올 수 있다고 관측한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두 분이 미래지향적 문제를 논의하고, 서로의 리더십을 인정하는 모양새로 논의를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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