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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비밀문서 폭로로 미 정치권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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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비밀문서 폭로로 미 정치권 후폭풍

입력
2010.07.27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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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전쟁에 관한 방대한 양의 비밀문서가 폭로되면서 미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아프간전 전략에 대한 회의론이 다시 대두되는가 하면 민주당에서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형 악재가 터졌다며 침통해하는 분위기이다.

미 언론들은 무엇보다 좋지 않은 시기에 비밀문서가 폭로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아프간 사령관을 전격 교체하면서 국면전환을 꾀하고 있는 때에 전쟁의 '더러운 실상'이 낱낱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그렇잖아도 여론의 대다수가 아프간전을 반대하는 상황에서 비밀문건 폭로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적잖은 정치적 내상을 입힐 전망이다.

유출에 대한 수사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데이비드 레이펀 국방부 부차관보는 자료 유출자에 대한 조사를 포함해 비밀문서 폭로가 미군과 동맹국의 안보에 미칠 영향을 "수일 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거 앞둔 의회, 행정부에 책임 추궁

의회가 비밀문서 내용을 가장 민감하게 문제삼고 나섰다. 민주당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은 26일 성명을 통해 "아프간 전략 수정이 매우 긴박해졌음을 보여준다"며 "매우 중대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원은 이번 주 예정된 600억달러 규모의 군비 법안 심의 과정에서, 상원은 제임스 매티스 중부군 사령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 청문회를 통해 아프간 전략의 허상을 추궁할 계획이다. 탈레반과 내통한 파키스탄의 이중 플레이, 요인암살 목적의 미군 비밀특수부대 가동, 미군의 민간인 살상 등 고스란히 드러난 아프간 전쟁의 난맥상으로 의회가 아프간 전략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에 함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악관은 "아프간전략 고수", 내용은 평가절하

전날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며 민감하게 반응했던 백악관은 이날 파문 차단에 주력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비밀문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3만명 증파를 결정하기 이전의 것"이라며 "아프간 정책을 바꿀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행정부는 "비밀문서에 새로운 내용이 없다"고 평가절하하며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면서까지 기밀을 폭로한 행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ㆍ현직 군 간부들은 "단편적 전술적 보고서가 대부분"이라며 "상당부분은 확인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비밀문서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비밀문서가 2004~2009년까지로 현 행정부의 집권기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상당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줄리안 젤리저 프린스턴대 교수는 "비밀문서는 부시의 문제를 오바마의 문제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파키스탄 정부의 이중행태가 드러난 상황에서 연 10억달러에 달하는 파키스탄 군사원조를 계속하고, 또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지난주 파키스탄 방문길에 5억달러 규모의 개발원조를 추가 약속한 것은 실패한 파키스탄 외교의 단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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