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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고사 끝났지만 후유증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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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고사 끝났지만 후유증 크다

입력
2010.07.26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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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서울에선 집단 응시 거부 사태가 빚어졌던 서울 영등포고 교사들의 징계 수위가, 전북에선 미응시 학생의 결석 처리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6일 영등포고 집단 시험 거부 사태의 책임을 물어 이 학교 교장과 교감, 담임 등 3명을 경징계(감봉ㆍ견책)하기로 했다. 교실을 이탈해 시험을 치르지 않은 11명의 학생은 무단결과(缺課) 처리됐고, 교실에서 미응시한 51명은 기타결과 처리됐다.

시교육청 감사 결과, 교장과 교감은 교육청의 공문을 교사들에게 신속하게 전달하지 못했고, 학생들에게 시험을 보도록 적극적으로 설득하지 않았으며, 미응시 학생을 응시 학생으로 상급기관에 보고한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학생 전원이 시험을 거부했던 학급의 담임 A씨는 ‘시험에 응시하도록 학생들을 지도하라’는 교장의 지시를 적극적으로 이행하지 않았고, ‘학급 전체가 시험을 안 본다’는 내용의 메모를 교장의 승인 없이 시험 감독에게 전달해 시험의 원활한 진행을 방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교육청은 교장 등에 대한 경징계 요구 외에도 특이사항에 대한 보고를 철저히 하지 못한 책임이 있는 학년부장과 시험 감독교사 3명은 행정조치(주의ㆍ경고)하기로 했다.

담임 A씨는 초기 감사과정에서 중징계 대상이라는 의견이 제기됐지만 곽노현 교육감의 지시로 이뤄진 재감사를 통해 경징계로 수위가 낮아졌다. 평소 학업성취도 평가에 비판적이었던 곽 교육감의 의중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감사 과정에서 “우리가 먼저 미응시 의사를 밝혔다”는 학생과 “담임이 먼저 시험을 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는 학생들 간의 진술이 엇갈렸으나 시교육청은 담임이 시험 거부를 선동하거나 유도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내렸다. 시교육청은 “학교에서 혼선이 빚어진 것은 교육과학기술부와 교육청의 잘못도 있다”고 인정했으나 내부 징계나 행정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전북에선 일부 학교가 학업성취도 평가를 치르지 않고 대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에 대해 출석으로 인정하기로 한 전북도교육청의 지시와 달리 미응시 학생을 무단 결과 처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학업성취도 평가 당시 대체 학습을 운영한 30여개 학교 중 일부 중학교와 초등학교가 대체학습 참여 학생을 무단결과 처리하자 학부모들이 도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단 결과로 처리된 학생은 학교생활기록부 등에 기록이 남게 돼 입학사정관 평가나 면접 때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교과부와 도교육청의 싸움에 애꿎은 학생만 피해를 보는 것이어서 학부모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일선 학교에서 ‘정상 출석’ 처리를 전제로 대체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해 놓고 뒤늦게 무단결과 처리한 것은 교장에 대한 징계를 피하려는 의도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전주A중 교장은 “도교육청이 ‘대체 프로그램을 진행하라’는 공문은 보냈지만 ‘출석처리’하라는 공문은 없어 미응시자를 결과 처리하라는 교과부의 지시를 따를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정년을 앞둔 일부 교장들은 교과부의 감사를 우려해 무단결과 처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최수학기자 shchoi@hk.co.kr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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