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토 콘타도르(28ㆍ스페인)는 2004년 ‘투르 드 아스투리아스(스페인 사이클 대회)’에서 충돌사고로 뇌출혈을 일으켰다. 혼수상태에 빠진 콘타도르는 사경을 헤맸다. 선천성 동맥 이상으로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였지만 콘타도르는 핏덩어리를 제거하는 대수술 끝에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병원 침대에 누워 랜스 암스트롱의 자서전 를 읽고 병마를 극복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회복 후 콘타도르는 이렇게 말했다. 암스트롱(39ㆍ미국)은 고환암을 극복하고 세계 최고 권위의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에서 7연패(99~2005년)의 금자탑을 쌓은 살아 있는 전설이다.
콘타도르는 사고 3년 후인 2007년 투르 드 프랑스에서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23일간 3,553.9㎞를 달려야 하는 투르 드 프랑스는 말 그대로 인간한계에 도전하는 레이스다. 콘타도르의 우승은 많은 이들에게 암스트롱 못지않은 감동을 줬다. 암스트롱은 끊임없는 조언으로 콘타도르의 재기를 도왔다.
콘타도르가 26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막을 내린 2010 투르 드 프랑스에서 최종합계 91시간58분48초로 2년 연속 옐로 저지(우승자가 입는 노란색 상의)의 주인공이 됐다. 2007년을 포함해서 개인통산 세 번째 우승.
콘타도르는 20구간에서 열린 마지막 레이스(102.5㎞)에서는 2시간42분21초로 81위에 그쳤지만 최종합계 1위를 지켰다. 콘타도르는 14구간까지는 2위를 달렸으나 15구간에서 역전한 뒤 19구간에서 격차를 벌렸다.
한편 암스트롱은 최종시간 92시간38분8초로 23위에 머물렀다. 대회 직후 암스트롱은 “더 이상 투르 드 프랑스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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