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동해상에서 시작된 한미 연합훈련에 대응해 “강력한 핵 억제력으로 보복성전을 개시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선 것은 일단 남한과 미국에 대한 위협용 메시지로 받아들여진다.
북한은 남한에서 벌어지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늘 강한 반발을 해 왔고 그 때마다 직접적이고 원색적인 용어들을 사용해 왔다.
대북 전문가들은 24일 북한 국방위원회 대변인의 성명 도 당장 한미의 대북 압박을 행동으로 되받아 치겠다는 의미보다 대북 제재가 점점 현실화하고 있는 상황을 저지하기 위해 ‘우리에게도 사용할 카드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25일 “북한은 1980,90년대 팀스프리트 훈련을 앞두고도 늘 강한 위협용 반발을 해왔다”며 “한미연합훈련 하루 전 북한이 ‘보복 성전’을 주장하고 나선 것 역시 3차 핵실험이나 진전된 우라늄 농축기술 같은 ‘능력’ 있음을 과시하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이 진행하고 있는 대북 금융제재 압박 수위에 따라 북한이 물리적 행동으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군사적 충돌보다 제3차 핵실험이나 인공위성 발사를 가장한 장거리 로켓 시험발사 등을 강행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북한이 2005년 9월 시작된 방코델타아시아(BDA) 계좌동결 조치에 반발해 2006년 10월 핵실험을 실시했다. 당시 북한은 미국의 금융제재 조치에 ‘‘피가 얼어붙는 것 같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심대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학습효과를 가진 북한으로선 미국의 금융제재가 본격화 할 경우 핵융합 기술이 결합된 핵실험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전면전을 피하면서도 남한에 실질적인 위협을 주기 위해 군사도발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 해안포 사격 훈련이나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 시위용 도발을 강행하거나 과거처럼 서해에서 해상 교전을 감행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이를 ‘한국과 미국의 압박 탓’으로 몰고 갈 수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남한내에서 평화와 긴장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북한은 일련의 군사적 도발로 한반도내 긴장을 최고조로 올리는 전술을 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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