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정면 충돌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2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남중국해 문제가 '핵심이해 사안'이라고 주장해온 중국에 대해 "이는 미국의 이해와 직결된 사안"이라고 쏘아 붙이는 등 맞불대응을 펼쳤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5일 보도했다.
클린턴 장관은 회의에서 "남중국해 문제는 미국의 중요한 외교적 사안이며 지역안보에 결정적인 요소"라며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통행의 자유에 대한 국가적 이해관계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에 대해 회의에 참석한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당혹한 표정이 역력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 정부는 올 3월 초 미국에 대해 남중국해가 자국의 주권 및 영토보전과 관련된 핵심이해 사안이라고 공식 통보한 바 있다. 클린턴 장관의 이번 발언은 최근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극렬히 반발하고, 남중국해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중국의 시도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강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어서 향후 양국관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아세안 회원국들도 이날 회의에서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난사(南沙ㆍ스프래틀리)군도의 영유권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아세안국들의 반발은 매우 격렬했고 중국은 수세적인 입장이었다"며 "중국 대표인 양 부장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고 전했다.
난사 군도의 경우 중국과 대만,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브루나이 등이 섬 전체 또는 일부의 영유권을 제각기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올 들어 이 해역에서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군사훈련을 펼치는 등 역량집중에 나서 주변국가들의 반발을 야기시키고 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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