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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과 함께하는 투자 아카데미] 노후자금, 빼 쓰는 데도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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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과 함께하는 투자 아카데미] 노후자금, 빼 쓰는 데도 전략이 필요하다

입력
2010.07.2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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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부터 1963년까지 출생한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는 714만명이나 된다. 2010년은 이들 중 맏형 격인 1955년생이 정년(55세)을 맞는 해다. 지금까지는 노후에 필요한 돈을 어떻게 모을 것인가 주된 관심이었다면, 이제는 모은 돈을 노후 기간동안 어떻게 운용하고 인출해 사용할 것인가도 중요한 관심사가 됐다.

'100세 이상 노인'이 더 이상 신기하지만은 않을 만큼 인간의 수명은 길어지고 있다. 하지만 수명연장이 곧 정년연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은 재앙일 수 있다. 정년 후 은퇴 기간과 함께 노후생활비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림1> 은 정년 후 노후생활 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생활비 부담이 얼마나 커지는지 보여준다. 노후 준비기간은 변함없는데 이렇게 은퇴기간과 생활비 부담이 계속 늘어난다면, 은퇴기간 동안 정년 전에 모아둔 노후자금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노후생활의 성패가 좌우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장수사회의 노후생활에서 나타나는 위험과 이에 맞는 자산관리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장수사회가 가져다 준 4가지 위험

오래 사는 것은 다음 4가지 측면에서 위험하다. 우선 '유병장수(有病長壽)'를 들 수 있다. 의료기술의 발달이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켜 준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병을 앓으며 생명을 유지하려면 이전보다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고액의 의료비와 간병비는 자칫 은퇴자를 파산으로 몰고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신경 써야 할 것은 돈 없이 오래 사는 '무전장수(無錢長壽)'이다. 과도한 지출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수명을 다하기 전에 노후생활비가 먼저 바닥나 버리는 것이다.

일 없이 오래 살아야 하는 '무업장수(無業長壽)'도 위험하다. 등산이나 골프와 같은 레저로만 채우기에는 정년 후 주어진 시간이 너무 길다. 마지막으로 배우자를 보내고 홀로 살아야 사는 '독거장수(獨居長壽)'의 위험이다. <그림2> 는 우리나라 가구주 연령별 가구분포를 나타낸 것인데, 65세 이후 노령층에서 1인 가구 수가 급속히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장수 리스크를 이기기 위한 구체적인 노후자산 관리 방법은 뭘까.

유병장수 - 생활비·의료비 별도로

노후생활비와 의료비는 그 속성이 다르기 때문에 준비방법도 달라야 한다. 매월 지출하는 생활비는 그 규모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도 있고 부족하면 줄여 쓸 수도 있다. 다만 언제까지 살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살아있는 한 생활비가 지급되는 연금으로 준비해 두면 된다.

하지만 의료비는 언제 아프고 다칠지 몰라 돈이 필요한 시기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데다 목돈이 들어간다. 게다가 생명과 연관된 일이기 때문에 쉽게 줄일 수도 없다. 이런 특징 때문에 의료비는 보험으로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의료비를 보장해 주는 보험은 크게 '정액보상'과 '실손보상'으로 나누어진다. 정액보상은 특정 질병이 발생할 때 정해진 금액을 받는 보험이다. 다만 정액보험은 한 번에 목돈을 받을 수는 있지만, 보험가입 시점과 보험금수령 시점 간에 시차가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에 취약한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실손보상은 실제 병원에서 발생한 의료비를 보험회사가 지급해 주는 방식이다. 따라서 의료비가 올라가면 자연히 보장금액도 올라가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에 취약한 정액보험의 단점을 보완해 줄 수 있다. 다만 보험계약을 일정 기간마다 갱신할 때 보험료가 올라가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무전장수 - 투자상품·연금 섞어 운용

은퇴 초기에 과도한 생활비 인출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피해를 막으려면 종신형 연금과 투자상품을 적절히 섞어 대처해야 한다. 종신형 연금을 수령하는 시기가 늦으면 늦을수록 연금지급액도 커지게 된다. 이는 거치기간 동안 장기투자에 따른 복리효과로 인해 적립금 규모가 커지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구매력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은퇴생활을 시작하면서 주식 등 위험자산은 줄이고 예금과 같은 안전자산의 비중을 늘려 운용한다. 별다른 소득이 없는 상태에서 노후를 책임질 은퇴 자금만큼은 안전하게 운용하겠다는 심리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장수사회에서는 무엇이 위험한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흔히 투자에서 위험이라고 하면 자산가치 변동에 따른 자산손실을 말하지만, 수명연장으로 은퇴생활기간이 늘어나면서 인플레이션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투자에서 자산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도 문제지만, 투자수익률이 물가상승률을 쫓아가지 못해 생기는 구매력 저하도 심각한 문제다.

무업장수 - 일 하며 은퇴자금을 불려라

무업장수 위험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은 일을 하는 것이다. 정년 전처럼 일주일에 40시간씩 전업으로 일하거나 창업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건강이 허락하지 않거나 생활의 여유를 갖고 싶다면 파트타임 일자리를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년 후 일자리를 갖는다고 해도 수입이야 예전 같지 못해 저축을 할 정도는 못 될 것이다. 하지만 일하는 기간 동안 정년 전에 모아둔 노후자금에 손대지 않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다. 정년 후 일자리를 갖는 경우, 노후 자금은 크게'자산운용 기간'과 '자금인출 기간'으로 나누어 관리해야 한다.

먼저 전반부는 새로운 일자리에서 받는 급여로 기본 생활비를 충당하되 부족한 돈만 정년 전에 모아둔 재원에서 꺼내 쓰는 기간이다. 이 기간 동안은 정년 전 모아둔 돈에서 일부 비상자금을 뺀 나머지 자금은 장기 운용해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리고 후반부는 일을 그만 두면서 실질적인 은퇴가 시작되는 시기로, 본격적인 노후자금 인출이 시작되는 시기이다.

독거장수 - 홀로 남은 아내를 배려하라

지구 위의 반은 남자, 반은 여자다. 과연 그럴까? 적어도 65세 고령층에서는 틀린 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 나라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여성 100명당 남성이 68.6명에 불과하다. 나이가 들수록 혼자 사는 여성이 많아진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노후자금을 인출할 때도 마지막까지 홀로 살아야 하는 아내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즉 수명이 긴 아내를 위해 은퇴자금 중 일부를 떼어 놓아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아무리 자금을 별도로 떼어 둔다고 해도 부부가 같이 생활하는 기간 동안 생활비가 부족하거나 남편이 혹시 질병에라도 걸릴 것 같으면 그 돈을 내어 놓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아내를 위한 은퇴 생활 재원이 한 푼도 남아있지 않기 일쑤다. 이를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라고 해야 할까?

정말 아내를 위한다면 어떠한 경우에도 깨지지 않는 은퇴 재원을 마련해 줘야 한다. 이 경우 연금수령방법(풀어읽는 키워드 참조)을 잘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우선 은퇴시점에 적립금 중 일부만 부부가 함께 살아 있을 동안의 연금재원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자금은 남편의 종신보험으로 가입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남편이 사망하면 사망보험금으로 아내를 위한 즉시연금을 구입해 종신 수령하게 되면 아내를 위한 연금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종신형 연금을 구입할 때 피보험자로 아내를 지정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종신형 연금은 일단 연금을 수령하기 시작하면 피보험자가 살아 있는 동안은 연금을 계속 수령할 수 있게 된다.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김동엽 퇴직연금교육센터장

■ 풀어읽는 키워드/ 연금수령방법이란

연금을 수령하는 방법에는 크게 확정형, 상속형, 종신형 세 가지가 있다. 확정형 연금은 일정한 기간을 정해 두고 원금과 이자를 나누어 받기 때문에 매월 또는 매년 지급받는 연금액이 동일하다. 상속형 연금은 원금은 그대로 두고 매월 이자만 지급받기 때문에 계약기간이 끝나면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반면 종신형 연금은 보험대상자가 사망할 때까지 계속해 연금을 수령할 수 있어 장수사회에 적합한 연금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종신형 연금은 피보험자가 일찍 죽으면 더 이상 연금을 수령할 수 없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 생활 습관별·자산관리

정년 후 라이프스타일을 돈과 여가 문제로 나누어 보면 크게 ‘순수 레저형’, ‘자원봉사형’, ‘시간제 근로형’, ‘전업형’의 네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순수 레저형은 말 그대로 정년 후 삶을 등산과 골프와 같은 레저로 보내며 돈 때문에 일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자원봉사형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재능과 경험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기회를 찾는 것이다. 주로 정년 전 자신의 취미나 전문성을 살려 비영리활동 조직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정년 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다. 이들은 현역시절 경험을 살려 창업을 하거나 새로운 풀타임 일자리를 찾는 전업형과 일주일에 40시간 근무를 소화하기엔 체력적인 어려움이 있거나 생활의 여유를 찾고 싶은 사람의 시간제 근로형으로 나뉜다. 그리고 이들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자산관리 방법도 다르다.

정년 후 별다른 소득이 없는 순수 레저형이나 자원봉사형 은퇴자에게 가장 큰 위험은 노후자금이 조기에 소진되는 것이다. 노후자금의 조기소진을 막는 손쉬운 방법 중 하나가 노후자금을 성격에 따라 ▦기초생활비 ▦추가생활비 ▦비상예비자금 ▦의료비 등 넷으로 나누어 관리하는 것이다.

우선 의식주와 관련된 주거생활비는 죽을 때까지 받을 수 있는 종신형 연금으로 준비해 둔다. 본격적인 레저 목적으로 사용되는 추가생활비는 자금 사정에 따라 늘여 쓰거나 줄여 쓰는 것이 가능하다. 따라서 단기간에 쓸 돈만 떼어 두고 주식이나 펀드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살다 보면 갑작스레 목돈이 들어갈 경우 필요한 비상예비자금은 3~6개월치 기초생활비 정도를 마련해 언제든지 찾아 쓸 수 있는 보통예금, CMA, MMF 등에 넣어 두는 것이 좋다.

정년 후 전업이든 시간제 근로든 일자리를 갖는 것은 재무적으로 많은 도움을 준다. 우선 회사로부터 고용보험, 의료비 지원 등 각종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퇴직 후부터 국민연금 수령(현재 60세. 1969년 이후 출생자는 65세)할 때까지 소득 공백을 메워준다. 여기에 정년 때까지 모아둔 노후자금을 불릴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새로운 일자리에서 받는 봉급으로 생활을 꾸려 나가면 정년 때까지 모아 둔 돈에 손을 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55세 정년을 맞은 사람이 받은 퇴직금 1억 원을 쓰지 않고 연 5% 복리로 운용하면 10년 뒤 1억6,000만원이 넘는 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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