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 틀어 박힌 채 사회활동은 물론 타인과 접촉도 거의 하지 않는 은둔형외톨이(히키코모리)가 일본 전국에서 7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히키코모리는 이지메(집단 따돌림)처럼 일본 특유의 사회현상으로 처음 알려진 뒤 세계 각국에서 유사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일본 내각부는 2월 실시한 '히키코모리 실태 조사' 결과, 히키코모리가 일본 전국에서 약 70만 명, 향후 히키코모리가 될 가능성이 있는 친화군은 155만명으로 추정된다고 23일 밝혔다. 그 동안 시민단체나 언론의 조사는 있었지만 정부가 히키코모리 실태를 파악하기는 처음이다. 내각부는 히키모코리를 '정신ㆍ신체 질환이나 임신, 가사, 육아 등의 이유 이외에 6개월 이상 거의 집밖으로 나가지 않고 근처 편의점에 가거나 취미활동을 위해 외출할 뿐이라고 답한 사람'으로 정의해 15~39세 3,287명을 조사했다.
조사에서 히키코모리는 1.7%로 파악됐다. 이 수치를 일본 전체 인구로 환산할 경우 약 69만6,000명에 해당한다. 남성이 66.1%로 3분의 2를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35~39세(23.7%)가 가장 많았고 이어 30~34세(22%) 20~24세(20.3%)순이었다. 히키코모리에 대해선 흔히 등교 거부 청소년을 연상하지만 실제로는 사회생활 경험이 있는 성인이 다수다.
히키코모리가 된 이유는 '직장에 정을 붙일 수 없었다' '몸이 아파서'가 각각 23.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취업이 잘 되지 않았다'(20.3%) '등교 거부'(11.9%)순으로 직장내 불화나 취업난이 히키코모리 양산의 중요 요인으로 파악됐다.
히키코모리들은 초ㆍ중학 시절 '학교에서 참는 일이 많았다'(55.9%) '혼자서 노는 편이 재미있었다'(27.1%) '가족과 상담이 도움 되지 않았다' '부모가 과보호였다'(각각 18.6%) 고 답했는데 이 수치는 일반인의 2배를 넘는 것이다. 청소년기 인간관계가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이다.
조사의 기획분석을 맡은 다카쓰카 유스케(高塚雄介) 메이세이(明星)대학 교수는 "히키코모리 친화군에는 젊은이들이 많다"며 "이들이 사회에 나가면서 친구를 읽거나 새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히키코모리는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전했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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