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이명박 대통령과 민선 5기 시도지사의 첫 간담회는 3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지역 현안 등을 두고 많은 얘기들이 오가다 보니 예상보다 1시간 가량 길어졌다는 게 청와대측 설명이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굉장히 진지하고도 화기애애한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장으로 이동하기 전 시도지사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근황에 관심을 나타냈다. 안희정 충남지사에게는 “최연소 지사네요”, 2006년 낙선했다가 이번에 대전시장으로 재입성한 염홍철 시장에게는 “다시 왔네요”라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이광재 강원지사 대신 참석한 강기창 강원지사 권한대행에게는 “힘들겠다”고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 시작 전엔 최근의 비 피해를 화제로 올렸다. 안희정 지사에게 “충청도는 태안에 비가 많이 왔지요”라고 했고, 기상 악화로 비행기 착륙이 늦어져 지각한 김두관 지사에게는 “경남은 어느 쪽에 비가 많이 왔나요”라고 물었다. 김범일 대구시장도 계곡 등에 폭우가 쏟아졌다는 얘기를 하자 이 대통령은 “어른 없이 혼자 시골에 있을 때 (태풍) 사라호가 정말 겁나더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내가 시도지사 출신이니까 시도지사를 만나면 본능적으로 반갑다”며 한껏 친근감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특히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야당 소속 단체장들에게 말을 많이 건넸다.“당이 다르기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아예 염두에 두지 않아도 된다”는 말도 했다. 그러자 강운태 광주시장과 이시종 충북지사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감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김완주 전북지사로부터 ‘새만금 개발청’ 설립을 건의 받고 즉석에서 정운찬 총리에게 검토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야당 소속 단체장들도 이 대통령을 위해 선물을 준비해 오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려는 모습을 보였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자신이 목에 매고 온 것과 똑 같은 강화도 특산 타이슬링을 이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이 대통령의 선물 자랑에 참석자들은 폭소를 터트렸다. 안희정 지사도 동석한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이 최근 세종시를 방문했던 사실을 거론하며 “세종시 방문이 정부의 신의를 확인시켜줬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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