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계 네트워크 과학의 대가 바라바시가 쓴 , 우주과학을 소개한 TV시리즈 ‘코스모스’(책으로도 출간됐다)로 유명한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 이번 주 ‘책과 세상’ 지면에 소개하는 이 2권의 책은 과학뿐 아니라 철학, 문학, 역사를 아우르는 인문교양의 진수를 보여준다.
바라바시와 세이건의 과학은 차가운 숫자 놀음이나 실험실의 사건이 아니라 인간의 본질에 관한 존재론적 고민까지 파고드는 뜨거운 학문이다. 물리학자이면서 자연 현상과 인간 행동을 포괄하는 통합 이론을 추구하는 바라바시의 열정이나,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느끼는 종교적 경이를 시적인 어조로 들려주는 세이건의 강연은 과학을 잘 모르는 사람이 보더라도 매우 감동적이다.
바라바시는 에서 과학과 역사소설을 하나로 엮는 근사한 문재를 보여준다. 에서 세이건이 인용한 구절들은 그가 걸어온 지적 편력의 깊이와 폭을 드러낸다. 이 책의 제1장의 첫머리에 박힌, “진정으로 경건한 사람이라면 무신론의 낭떠러지와 미신의 늪 사이에서 아주 힘든 길을 나아가게 마련이다”라는 플루타르코스의 말부터가 압도적인 무게로 다가온다.
풍부한 인문교양으로 인간과 역사를 말하는 과학자, 과학적 성취로부터 사고의 실마리를 뽑아내는 인문학자. 그건 바람직한 결합이다. 그러나 현실은 반대인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과학책은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다며 볼품없는 재치를 남발하는 가벼움과, 전문가 집단의 암호통신문 같은 폐쇄성의 양 극단에 치우쳐 있다. 때문에 재미와 깊이를 모두 갖춘 교양과학서를 만나면 반갑다. 바라바시와 세이건의 책은 그 훌륭한 보기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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