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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춘천인형극제, 제4회 정선인형극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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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춘천인형극제, 제4회 정선인형극제

입력
2010.07.2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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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여름이 시원한 것은 녹음 때문만이 아니다. 춘천과 정선이 여름이면 펼치는 인형극제는 강원도의 별미다.

8월 9일부터 15일까지 춘천인형극장을 중심으로 춘천시내 곳곳에서 벌어지는 행렬은 인형극 세상을 예고한다. 재단법인 춘천인형극제(이사장 강준혁)가 주최하는 제22회 춘천인형극제에서는 국내외 80여개 인형극단이 180여개의 무대로 상상력의 해방구를 만든다. 해외 5개 국의 6개 극단을 비롯, 국내 46개의 전문 극단과 26개 아마추어 인형극단이 춘천 곳곳을 누비고 다닌다.

러시아 인형극 이론과 유럽의 스타일을 아우르는 독일 극단 더 피프스 휠의 코미디 인형극 ‘카바레 온 스트링스’(14, 15일)는 45분간 펼쳐지는 인형 뮤지컬이다. 김은영씨가 이끄는 극단 파란공 아틀리에의 ‘그 때, 생각나’(14일)는 어린 시절을 서울서 보내고 프랑스로 이민 간 작가가 되돌아보는 과거의 정경이다. 한국인의 얼굴을 닮은 주인공들을 골판지에 그려넣고 그것들을 팝업북처럼 움직여 이야기를 꾸며간다.

러시아의 유랑 인형극단 코토페이가 펼치는 ‘넌센스’(12, 13일)는 어린이와 동물이 친구가 되는 세상을 그린다. 벨기에의 블라인더스가 공연할 ‘오에찌 포에찌’(14, 15일)는 각종 청소 도구를 이용해 음악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43년 전통의 일본 인형 극단 무스비자는 ‘쥐의 실험’(11일) 등 3편의 작품에서 일본의 민담을 근거로 교훈적 이야기를 펼친다.

국내 공식 초청된 작품들이 운을 맞춘다. 극단 얼굴과얼굴의 ‘옥신각신 토끼, 자라’(15일)는 판소리 수궁가를 재해석했고, 극단 어린왕자는 한국의 전통적 가족윤리를 재조명한 ‘어화넘차’(12일)를 공연한다. 극단 금실의 ‘거울아 거울아’(11일)는 백설공주 이야기를 토대로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황당한 일을 불러일으키는지 보여준다. 극단 로기나래의 ‘소금 인형’(13일)은 인도의 설화를 토대로 삶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이미지 인형극이다. 춘천인형극제는 공연 외에도 아트마켓, 아마추어 인형극 경연대회 등의 부대행사도 펼친다. (033)242-8450

29일부터 8월 1일까지 열리는 제4회 정선인형극제의 올해 주제는 2인 인형극이다. 삐에로인형극회의 ‘팥죽 할멈’ 등 국내 10개 단체와 일본의 3개 단체가 참가해 공연을 펼치는 것은 물론 인형극 갈라쇼와 합동 무대도 준비했다.

그간 인형극제 진행과 운영에 많은 노하우를 축적한 춘천과 달리 전문 기획자 없이 각 극단의 자율을 중시하는 정선의 행사는 관람객들과 일궈내는 뜻밖의 풍경이 또 다른 재미다. 개막식 후 감자와 옥수수를 쪄 관람객들과 함께 나눠 먹는 자리도 마련된다. 모든 공연은 무료. (033)563-9667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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