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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황강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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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황강댐

입력
2010.07.2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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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의 발원지는 북한지역인 강원도 법동군 두류산이다. 해발 1,323㎙인 두류산은 마식령 산맥의 주요 봉우리 중의 하나인데, 빗방울이 북북동에서 남남서로 달리는 마식령 산맥 능선의 서쪽에 떨어지면 예성강, 동쪽에 떨어지면 임진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길이 272.4㎞로 한반도에서 8번째 긴 강인 임진강의 유역은 연평균 강수량이 1,400㎜나 돼 홍수피해가 잦다. 고미탄천 평안천 역곡천 등 지천도 많아 상류지역에 큰 비가 내리면 본류의 수위가 급격히 높아진다. 임진강의 수해 방지가 오래 전부터 남북의 숙제였던 이유다.

■ 북한이 2002년에 착공, 2007년에 담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황강댐은 홍수 방지와 발전, 용수 공급 등을 위한 다목적 댐이다. 특히 예성강 쪽으로 4㎞나 되는 인공수로를 내 수량이 부족한 예성강에 물을 공급하고 유역변경식 수력발전을 통해 상당한 양의 전기도 얻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높이 34㎙, 길이 880㎙, 모래와 자갈을 다져 쌓은 사력(沙礫)댐으로 총저수량이 3억t이 넘는다. 팔당댐의 1.5배에 이르는 규모다. 방류량도 많아 6명의 인명피해를 낸 지난해 9월처럼 예고 없이 방류하면 문산과 파주 일대에 큰 수해를 입힐 수도 있다.

■ 그 때문에 북측의 수공(水攻) 논란이 분분했다. 군남댐을 1년6개월이나 앞당겨 완공한 것도 북한의 수공에 대비한 조치였다. 하지만 올 장마철에는 북한이 두 차례나 황강댐 방류를 사전에 통보해와 사전 대처가 용이했다. 지난해 10월 임진강 수해방지 남북 실무회담에서 방류 시 사전통보하기로 한 합의의 결실이다. 갑작스런 방류도 문제지만 가뭄에 수문을 닫아버리고 물을 전혀 내려 보내지 않아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천을 공유하는 국가 간에 으레 발생하는 문제인데 이런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남북간 합의는 아직 없다.

■ 천안함 사태로 남북교역 전면 중단 등 대북 응징조치가 취해지는 상황 탓에 북측의 황강댐 방류 사전 통보는 별 주목을 못 받고 있다. 그러나 정치ㆍ군사적 대결 구도와는 별도로 남북 주민의 실질적인 삶에 도움을 주는 협력은 지속적으로 유지 확대해 갈 필요가 있다. 그런 협력 경험이 쌓여 정치ㆍ군사적 난제도 풀어가는 기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발에는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황강댐 방류 사전 통보에 대한 호응은 고사하고 북측이 해외에서 푼돈의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 운영하는 식당까지 이용 말라는 것은 너무 비정하다.

이계성논설위원 wk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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