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지정학적 위상 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미 시사주간지 타임이 보도했다. 타임은 22일 '북한과 그 이외의 것에 대해, 근육 자랑하는 중국'이란 제목의 인터넷 판 기사에서 "중국의 행태는 아주 거대하면서 천천히 움직이는 지정학 변화의 표면에서 일어나는 긴장에 해당한다"며 "중국은 2차대전 이후 미국이 주도해온 환태평양 질서에 도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한미훈련 반대가 동북아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간 신경전의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미 하와이대학 동서문화연구소의 데니 로이 선임연구원도 "세계 무대에서 자신을 과시하려는 열망을 수십 년 간 참아온 중국이 이제 이를 분출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리다광(李大光) 중국 국방대 교수는 이례적으로 한미 훈련에 반발하는 중국 여론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냉정을 촉구했다. 리 교수는 22일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 자매지인 환추스바오(環球時報)를 통해 "한미 군사훈련의 창 끝은 북한에 대한 경고"라며 "중국인은 미 항공모함 훈련 참여에 '늑대가 왔다'는 식으로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냉정하게 관찰하고 침착하게 대응해야지, 소용돌이에 휘말려선 안 된다"면서 "중국인에게 서해는 민감하고도 아픔을 지닌 해역이지만 미국이 훈련을 틈타 중국을 위협할 것이라 추측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싱가포르의 연합조보(聯合早報)는 23일자 논설에서 "중국이 국제적 연합세력을 키우려면 미국이나 유럽연합(EU)보다 한국, 일본 등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며 "이들 국가와 관계를 강화할수록 중국의 주장은 아시아 전체의 목소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