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일본으로 옮겨진 이천오층석탑 환수운동을 벌이고 있는 이천시는 21일 석탑을 점유하고 있는 일본 오쿠라(大倉)문화재단 산하 오쿠라슈코칸(集古館) 관장 등을 만나 반환을 요청했으나 긍정적 답변을 얻지 못했다.
조병돈 이천시장 등 이천시 관계자들은 이날 도쿄(東京) 호텔 오쿠라에서 오쿠라문화재단 이사장 겸 오쿠라슈코칸 관장 등을 만나 이천시민 10만9,000명의 반환 요구 서명서와 “20만 이천 시민이 한마음으로 석탑이 고향에 돌아오길 희망한다”는 내용을 담은 요망서를 전달했다.
박창희 환수위원장은 면담 후 기자회견에서 “오쿠라측은 문화재는 본래 있던 자리를 고집하기 보다 더 잘 보존되고 관람할 수 있는 곳에 있을 때 존재가치가 있는 것이므로 오층석탑의 경우 현재 일본에서 더 잘 보존되고 있어 돌려줄 수 없다는 태도를 거듭 밝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천시는 1910년대 오쿠라측이 오층석탑을 합법적으로 사들여 일본으로 가져간 것이 아니라 당시 조선 총독의 재량으로 건너간 것임을 증명하는 서한을 보여주며 반환 요구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조 시장은 “이 같은 서류들을 모아 오쿠라측에 계속 전달하겠으며 대화를 통해 이천 시민의 석탑 반환 의지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 나가겠다”고 환수운동을 중단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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