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더 세련되고 아름다운 축구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축구 국가대표팀 새 사령탑에 오른 조광래(56) 프로축구 경남FC 감독은 21일 창원축구센터에서 벌어진 전남 드래곤즈와 FA컵 16강전에 앞서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소감과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
조 감독은 한국 축구계를 대표하는 대임을 맡은 데 대해 “무한한 영광이다.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문을 연 뒤 “한국 축구는 이제 더 당당해져야 한다. 세계 어떤 강호와 상대하더라도 주눅이 들지 않는 경기력을 갖춰야 한다”며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조 감독은 이어 “한국 축구가 가진 강점인 투지와 강한 체력, 조직력을 내세우는데 머물지 말고 더욱 세련되고 아름다운 축구로 다시 태어나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기술축구를 선호하는 조 감독의 축구 스타일을 대표팀에 구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한국 축구는 남아공 월드컵에서 첫 원정 16강 진출로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처럼 중요한 시점에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부담스럽지만 피할 수 없는 운명이자 책임이라고 생각해 수락했다”고 그간의 고민을 전했다.
조 감독은 이어 “언젠가는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뛰어야 할 한국 축구에 디딤돌을 놓는 심정으로 대표팀 감독직에 임하겠다. 당장 내년 초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아시아 최강자임을 확인하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향해 차근차근 세대교체와 전력 향상 작업을 병행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 감독은 22일 오전10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조광래호’의 비전과 나아갈 길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한편 김영만 경남FC 대표는 경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이 원한다니 대승적인 차원에서 조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흔쾌히 보내기로 했다. 다만 시즌이 끝날 때까지는 양쪽 감독직을 겸임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협회와 조율 중”이라면서 “조 감독의 역량이 충분한 만큼 대표팀과 구단 일을 무리 없이 병행해 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창원=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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