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가 “천안함 사건이 북한이 한국을 직접 공격하는 ‘위험한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클래퍼 지명자는 20일 미 상원 정보위원회의 인준청문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 최근 북한 움직임을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답변서에서 “최근 천안함 공격과 고위급 탈북자 암살기도는 1987년 115명의 생명을 앗아간 대한항공 858기 폭파사건을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탈북자 암살 기도는 북한이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를 ‘자연사 하도록 놔둘 수 없다’며 공작원 2명을 보내 암살하려 한 사건을 가리킨다. 클래퍼 지명자는 “우리 모두가 이번 북한 도발에서 얻은 가장 중요한 교훈은 하나의 위험한 새로운 시기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점”이라고 했다. ‘위험한 새로운 시기’에 대해선 “북한이 우리의 우방 한국을 직접 공격해 다시 한번 내부와 외부의 정치적 목적을 해소하려 시도하는 시기”라고 규정했다. 그는 “북한군이 계속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위협적 자세를 취하는 점도 이번에 다시 깨닫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클래퍼 지명자의 발언은 북한의 도발행태가 핵실험으로 남한을 간접 위협하던 과거와 양상이 달라졌다는 점을 의원들에게 강조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가 한반도 사정에 밝은데다 3월 천안함 사건 이후 미 정보기관의 첫 입장이란 점에선 무게가 실리고 있다. 클래퍼 지명자는 80년대 주한미군과 태평양사령부, 전략공군사령부를 관할하는 정보담당 국장을 맡았고, 최근까지 국방부 정보담당 차관을 지냈다.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5월 물러난 데니스 블레어 전 국장의 뒤를 이어 5년간 DNI를 책임지게 된다. 그러나 그가 국방부에 치우쳐 있고 타기관과 정보공유를 기피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6주간 계속될 인준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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