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한국농구연맹(KBL) 외국인선수 드래프트를 이틀 앞둔 21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데저트 오아시스(Desert Oasis) 고등학교 내 체육관. 10개 구단 감독, 코치들이 옥석 고르기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한 현역 선수가 눈길을 끌었다.
주인공은 2008~09시즌 전주 KCC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추승균(36). 시즌 직후 허재 KCC 감독은 추승균에게 드래프트에 참관하라고 했다. 지난 16일 라스베이거스로 날아온 추승균은 미국프로농구(NBA) 서머리그 참관 등을 통해 외국인선수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막상 와보니 선수를 뽑는다는 게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시간이 너무 촉박해요.” 추승균의 말처럼 선수들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시간은 드래프트 당일을 포함해서 3일밖에 안 된다. 더구나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인원은 100명이 훌쩍 넘는다.
문경은(39) 이상민(38) 우지원(37) 등 이른바 농구대잔치 세대들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만큼 남은 ‘올드 보이’는 추승균을 비롯해 서장훈(36ㆍ인천 전자랜드) 김병철(37ㆍ대구 오리온스)뿐이다. 추승균의 이번 드래프트 참관은 ‘예비 지도자 수업’의 성격이 짙다.
“2, 3년 후 은퇴를 생각하고 있지만 어떤 변수가 있을지는 모르죠. 그런 의미에서 이번 드래프트 참관은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추승균은 손에서 수첩을 놓지 않는다.
“경은이 형이나 상민이 형이 갑자기 은퇴해서 저에게는 이번 시즌이 정말 남다를 것 같아요. 작년에는 우승 직후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까지 출전하느라 힘들었지요. 그래서 올해는 준비를 제대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중순부터 개인훈련에 들어간 추승균은 미국에 온 뒤로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거르지 않고 있다.
“솔직히 체력은 예전만 못하죠. 뿐만 아니라 나이 먹어서는 한 번 밸런스가 흐트러지면 회복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힘들어요.” 추승균은 이번 출장에도 간단한 웨이트 트레이닝 도구를 챙겨왔다.
“앞으로 2, 3년 더 뛴 뒤 좋은 모습으로 은퇴하는 게 목표예요. 선수로 뛰는 동안에는 (전)태풍이나 (강)병현이처럼 좋은 후배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을 겁니다.”
라스베이거스(미 네바다주)=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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