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 자연사박물관 필드 뮤지엄(Field Musium)이 캐나다 원주민 이누이트 족의 유해 22구를 반환키로 했다. 시카고 언론들은 20일(현지 시간)“필드 뮤지엄이 1928년 이래 80여 년 간 소장ㆍ전시해 온 이누이트족 유해 22구를 내년 여름 캐나다 북동부 이누이트 자치정부로 송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유해는 1927~28년 박물관 소속 인류학자 윌리엄 던컨 스트롱 등 탐사팀이 이누이트 족의 집성촌 누나트시아부트의 한 묘역에서 발굴해갔다. 당시 묘역은 비록 오래 방치된 상태였으나 묘비까지 갖춘 멀쩡한 묘들이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번 송환은 이누이트 자치정부인 누나트시아부트 정부가 2년 전 유해 반환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필드 뮤지엄 존 맥카터 관장은 “윤리적, 고고학적 관행에 비춰 그 같은 일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유감의 뜻을 전했고, 자치정부가 소속된 래브라도 지역 관리는 “우리는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지금 올바른 조치를 취할 수는 있다”며 “이제야 유해들은 그들이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가 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물관측은 유골 송환 비용 일체를 부담키로 했다.
앞서 뉴질랜드 정부는 19세기 제국주의 열강들이 ‘수집’, 전 세계 박물관에 소장ㆍ전시된 원주민 마오리족의 머리 500여 개의 반환을 공식 요청, 이들 중 일부를 반환 받은 바 있다. 또 프랑스는 18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호텐토트 족 흑인 여성 사키 바트만(일명 호텐토트의 비너스ㆍ 당시 21세)을 데려가 짐승처럼 발가벗겨 구경거리로 이용하고 5년 뒤 그녀가 숨지자 시신을 박제, 무려 186년간 프랑스 인류학박물관에 전시하다 남아공 정부의 10년에 걸친 송환 운동과 협상 끝에 1993년에야 반환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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