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 이재오 "지역일꾼 적임" 자정까지 발품
"지금 은평구에는 지역발전을 위한 일꾼이 필요합니다."
7ㆍ28 서울 은평을 재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는 20일 오전 카니발 승용차에 동승한 기자에게 4자 성어인 '若時作雨'(약시작우)를 적어 보였다. 이 후보는 "필요한 적절한 시기에 비가 내린다는 뜻"이라며 "주민의 뜻인 은평의 발전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만난 이 후보의 선거 모토는 '지역일꾼론'이다. 자신이 은평구에서 1969년부터 41년을 살았고 16대 총선부터 내리 3선을 지낸 '은평 토박이'라는 점을 내세운다. 그래서 지역발전에 적임자라는 것이다.
선거 전략은 '낮은 포복'이다. 몸을 최대한 낮춰 주민의 눈높이에 맞추고 철저히 '나홀로 유세'로 주민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그는 하루 종일 뛰어다녔다. 이날 오전 5시 구산동 자택을 나선 이 후보는 자전거로 갈월동 등을 한바퀴 돈 뒤 연신내역 앞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출근인사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나오셨습니까"라고 인사를 건넬 때마다 그의 허리는 90도로 꺾였다.
정권 2인자로 통하지만 그 흔한 유세차와 대규모 수행원은 없다. 명함 500여장을 들고 따르는 수행원 1명이 전부다. 당 지도부의 지원 유세도 마다했고, 선거 사무실도 사실상 닫았다.
이 후보는 오전 9시부터는 자전거 대신 승용차를 이용했다. 백중기도회가 열린 수국사, 진관사 등을 찾은 뒤 갈현동성당의 신축현장 등을 방문해 신심에 공을 들였다. 오후에는 역촌동과 구산동 일대를 빠짐없이 누볐다.
이렇게 하루 평균 20곳이 넘는 유세 일정을 소화하다 보니 그는 "언제나 배가 고프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벌써 3㎏ 정도 빠졌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도 자정까지 40여㎞를 강행군하며 지역 밑바닥을 훑었다.
이 후보는 야권 후보단일화에 대해 "처음부터 단일화가 된다는 가정 아래 선거운동을 해왔다"며 "한판 승부가 예상되지만 많은 주민들이 '걱정하지 말라'고 격려를 해준다"고 말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 민주 장상 "복지 1번지" 등 주제 바꾸며 차별화
"은평을 정치 1번지가 아닌 복지 1번지로 만들겠습니다."
민주당 장상 후보는 20일 오전 9시30분 서울 은평구 서부재활센터에서 첫 유세일정을 시작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던 장 후보의 말처럼 한낮 32도가 넘는 날씨에도 그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매일 테마를 바꿔가며 유세활동을 벌이고 있는 장 후보의 이날 유세 테마는 '복지'. 재활센터에서 나오자마자 은평노인복지센터를 찾은 장 후보는 주간보호를 받는 치매노인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장 후보는 요새 '새 일꾼론'을 내세우며 은평에서만 내리 3선을 해 '지역일꾼론'을 내세우고 있는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매번 유세 테마를 달리해 선거구를 누비는 데서도 자신만의 '색깔'로 승부하겠다는 의지가 묻어난다. 특히 정권심판론에만 안주해 선거를 치르려는 모습은 분명 아니었다. 이화여대 총장, 첫 여성 총리서리를 지낸 경륜을 최대한 강조하며 자신이 새로운 일꾼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대학병원 유치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이날 노인복지센터에서도 장 후보는 "친정어머니 3년, 시어머니 7년, 치매에 걸린 부모를 10년 동안 모셨다"며 유권자에게 다가갔다.
물론 어느 유세장에서나 빠지지 않는 것은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와의 각 세우기이다. 장 후보는 "정권의 2인자인 이재오 후보가 정치적 문제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정정당당하지 않다"며 "민심을 무시하는 정권에겐 더 큰 심판이 약"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은평을이 가진 정치적 무게가 워낙 큰 터라, 장 후보에겐 첫 일정부터 지원군이 잇따랐다. 오전 유세엔 정동영 김유정 의원이, 오후엔 한광옥 상임고문, 박주선 최고위원, 최규식 조경태 김희철 의원이 힘을 보탰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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