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의 성희롱 발언 논란은 20일자 언론 보도에서 시작됐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강 의원은 지난 16일 오후 홍익대 인근 식당에서 연세대학생 20여명과 저녁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아나운서를 지망하는 여학생에게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를 할 수 있겠느냐" "○○여대 이상은 자존심 때문에 그렇게 못하더라" 등의 여성 비하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이 자리는 15, 16일 열린 제2회 국회의장배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에 입상한 학생들과 심사위원을 맡은 국회의원들의 대화를 위해 마련됐다.
강 의원은 또 지난해 자신과 함께 청와대 행사에 참석한 적이 있는 여학생에게 "그때 대통령이 너만 쳐다보더라. 남자는 다 똑같다. 예쁜 여자만 좋아한다"며 "옆에 사모님만 없었으면 네 (휴대폰) 번호도 따갔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아나운서 지망생과 청와대 행사에 참석한 학생은 동일인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강 의원은 "심사위원들은 내용을 안 듣는다. 참가자의 얼굴을 본다"며 "토론에서 패널을 구성할 때 못 생긴 애 둘, 예쁜 애 하나로 이뤄진 구성이 최고"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언론 보도 내용을 부인하면서 "정치생명을 걸고 사실을 끝까지 밝힐 것이며,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강 의원은 "해당 여학생과의 통화에서 '중앙일보에서 보도한 발언을 들은 적도 없다'고 확인했다"며 "당사자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음에도 중앙일보가 제3자의 전언으로 허위 왜곡 기사를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아나운서에 대한 발언과 관련, "해당 여학생이 '방송 일을 생각하고 있는데 아나운서와 기자 중 어느 게 맞는지 고민이다'고 말해 '아나운서보다 기자가 낫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전했다"고 해명했다. 대통령에 대한 발언과 관련해서도 "청와대 초청 당시 대통령이 그 학생에게 학교와 전공을 물었던 사실을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자리에 동석했던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한 시간가량 늦게 도착해서 그런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해당 여학생과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강 의원은 2005년 한나라당 홈페이지의 '한나라 칼럼'이란 코너에 '섹시한 박근혜'란 제목의 글을 올려 논란을 빚기도 했다 .박 전 대표를 대선후보로 만들자는 게 글의 요지였지만 '나뿐 아니라 많은 유부남들이 박근혜의 물구나무 선 모습, 완벽한 아치 모양의 허리에 감탄을 금치 못했을 것' 등의 부적절한 표현을 썼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강 의원은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변호사를 지냈다. 강 의원의 처남은 이명박 대통령의 막내처남인 고 김재정씨의 딸과 혼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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