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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베로나의 두 신사’ 명품 조연, 강아지 땡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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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베로나의 두 신사’ 명품 조연, 강아지 땡칠이

입력
2010.07.20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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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의 대사도 없이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드는 나. 난 음악극 ‘베로나의 두 신사’의 명품 조연 ‘땡칠이’야. 하인 역의 어리석은 주인은 나를 주인처럼 섬기지.

동물 배우? 그거 쉬운 거 아니다. 제멋대로 굴어서는 안되고 본능도 자제해야 해. ‘가만히 엎드려 있기’가 취미이자 특기인 나는 타고난 배우인 셈이야. 쭈그러진 표정으로 미동조차 않는 내게 배우와 스태프들은 ‘시크한 연기의 달인’이라고 극찬해. 나는 프로니까.

나는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로 데뷔, 얼마전 베트남 이불 광고도 한 편 찍었어. 뮤지컬에서 내 활약은 대단했는데, 배우들은 ‘분위기 메이커 땡칠이 덕에 여섯 달 동안 아무도 싸우지 않았다’고 했지. 딱 한 번 무대에 실례한 건 비밀이야.

이번에 내 출연료는 경차 한 대 값이래(명색이 애견기획사에 소속된 연예견이 그 정도 갖고 뭘). 매일 목욕하고 털 다듬고, 좋은 사료 먹는 건 당연해. 그렇지만 내게도 어두운 과거가 있단다. 4년 전 나는 태어나자마자 못생겼다고 경기 화성의 애견훈련소에 버려진 개였어. 소심한 성격에 겁이 많아 훈련할 기회도 없었고, 밥 먹고 자는 게 일과였지. ‘금발이 너무해’ 제작진이 내 삶을 180도 바꿔버린 거야.

20kg의 육중한 몸매, 여전히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대본에 나오는 버니즈 마운틴 독을 제치고 캐스팅된 걸 보면 내가 매력적이긴 한가봐. 이 작품이 끝나면 ‘금발이 너무해’ 2탄에 출연할 예정이야. 앞으로도 내 활약을 기대하라구!”

김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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